황금연휴도 월드컵도 세월호 참사 후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녹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4개 대형 카드사 6월 카드 사용액이 5월보다 일제히 감소했다. 세월호 침몰에 따른 소비 자제 현상 직격탄을 맞은 4월 이후 '가정의 달' 5월에 카드 씀씀이가 반등하면서 소비심리 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하지만 신한카드 등 4개 주요 카드사 6월 취급액 합산액은 20조9000억원으로 5월 21조5000억원보다 6000억원 줄었다. 개별 카드사 중 3000억원 넘게 빠진 곳도 있었다. 세월호가 침몰했던 4월(20조4000억원)보다는 높지만 카드사 고객정보 유출 사고가 났던 1월(20조8000억원)과 비슷한 수준에 그친 셈이다.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분석된다. 우선 카드사는 백화점 판매 부진을 꼽는다. 이승수 하나SK카드 프로모션팀장은 "이마트 등 할인점 소비는 개선됐으나 백화점 소비가 다시 떨어졌다"며 "장마가 늦어지면서 제습기를 비롯한 가전제품 소비가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국외 직접구매는 전년 동기 대비 40% 가까이 늘었지만 국외 취급액 비중은 전체 3% 정도밖에 안 돼 신용판매 실적에 크게 영향을 못 미친다"고 덧붙였다.
또 6월 초 지방선거와 현충일이 끼어 있던 연휴 기간에 여행 관련 소비가 예년 대비 적게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카드가 다음소프트와 공동으로 외국여행 성수기였던 작년 8~9월과 올해 5~6월 '여행'과 '항공권' 검색 빈도수를 분석했다. 그 결과 작년에 비해 올해 여행은 4%, 항공권은 6.6%씩 검색 빈도수가 감소했다.
금세 식어버린 월드컵 응원 열기도 소비
KB국민카드 소셜미디어 분석 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월드컵 개막 전 한 달간 '응원 티셔츠' '응원도구' '축구용품' 등에 대한 언급량은 4년 전에 비해 20분의 1로 줄었다. 월드컵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전에 비해 현저히 줄면서 기업 마케팅도 덩달아 축소된 것으로 카드사는 보고 있다.
[이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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