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팩 제조업체인 한국패키지는 지난 2일 주가가 상한가로 치솟았다. 국내 우유 제조업체들의 중국 우유 수출 재개 소식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패키지 측이 “중국 수출용 우유는 신선도 유지를 위해 멸균 우유나 우유 분말 제품만 수출하기 때문에 한국패키지 우유팩은 중국 수출과 무관하다”고 밝혔다. 한국패키지 주가는 3일 오후 1시 현재 10% 이상 하락 중이다. 확인되지 않은 ‘중국 수출’ 소문에 덜컥 투자에 나섰던 개미 투자자들은 떨어지는 주가를 보며 눈물을 흘려야 했다.
최근 국내 증시에서 중국 관련주‘들의 주가가 실적과 상관없이 급등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3월 들어 폭등한 중소형 화장품주가 대표적 예다.
한국화장품제조는 지난달 주가가 220% 가까이 상승하며 과열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특히 지난달 26일부터 무려 5거래일 연속 상한가 행진을 이어가며 한국거래소로부터 거래정지 조치를 받기도 했다. 한국화장품과 코리아나 역시 3월 한달간 주가가 각각 76%와 70% 올랐다.
이들 중소형 화장품주는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이 중국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자 중국발 매출 증가 기대감에 덩달아 급등한 것이다. 특히 아모레퍼시픽 주가가 300만원을 넘어서면서 개인 투자자에게는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주식이 되자 같은 화장품 업종에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중소형 화장품주들에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들 업체들은 최근 수년간 실적도 좋지 않고 중국 매출도 높은 편이 아니어서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한국화장품제조는 지난해 영업이익 20억원을 기록해 흑자전환 했지만 그 전까지 적자였다. 한국화장품과 코리아나는 지난해 각각 108억원과 5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중국 시장 진출을 통한 실적개선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코리아나의 중국 현지법인인 천진유한공사는 지난해 7억6839만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는 등 10년 가까이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화장품도 전체 매출에서 중국을 포함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 자체가 미미한 수준이다.
박종대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의 실적 개선과 연관이 있는 화장품 브랜드는 대부분 자체 생산 브랜드”라며 “ODM(제조자개발생산)업체나 중국에 원료를 납품하는 중소형주들은 중국의 매출기여도도 높지 않아 실적 개선으로 바로 연결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분석했다.
과열 우려가 퍼지자 한국화장품제조 주가는 지난 2일 거래제한폭까지 떨어진데 이어 3일에도 오후 1시
전문가들은 ’중국‘이라는 말만 붙으면 묻지마식 투자를 하는 행태는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연초 이후 중국 수혜주로 꼽혔던 게임빌이나 데브시스터즈 등이 중국내 실적 부진으로 두달 사이 40% 가까이 급락한 점을 눈여겨 봐야한다는 지적이다.
[장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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