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한국투자증권의 당기순이익은 1100억원을 넘어섰다. 한국투자증권의 지난해 1분기 순익은 449억원이었다. 올 1분기 순익은 한국투자증권이 작년 한 해 벌어들인 이익(2201억원)의 절반에 이르는 금액이다.
작년 말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이 합병해 출범한 NH투자증권도 올 1분기 1000억원을 조금 밑도는 순익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합병 전인 지난해 1분기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이 올린 순익 합산액(189억원)의 5배에 이르는 액수다.
작년 증권업계 순익 1위(2366억원)를 기록한 삼성증권도 올 1분기 1000억원 내외 순익을 낸 것으로 파악됐다. 역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2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KDB대우증권의 당기순이익도 1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9월 동양사태 이후 적자가 계속됐던 유안타증권은 흑자 전환에 처음 성공했다. 유안타증권은 작년 1분기 당기순손실 규모가 938억원에 달했지만, 올 1분기에는 수십억 원 규모 이익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익규모가 급증하기는 중소형사들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6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린 유진투자증권은 올 1분기 세전이익이 2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작년 연간 실적의 3배가 넘는 이익을 낸 셈이다.
지난 수년간 실적 부진에 시달리며 구조조정 한파가 몰아쳤던 증권업계가 올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자신하는 배경에는 연일 승승장구하는 주식시장이 자리 잡고 있다. 작년 말 1915에서 마감된 코스피는 올해 들어 상승세를 이어가며 1분기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 3월 31일 2041까지 올랐다. 덕분에 작년 말 4조원을 밑돌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올 1분기 평균 8조원으로 늘면서 증권사들은 오랜만에 매매수수료로 큰 이익을 거둘 수 있었다.
또 개인투자자들이 다시 주식시장으로 돌아오면서 신용거래 수요가 증가한 것도 이익 개선으로 이어졌다. 올 3월 말 현재 증시 신용공여 잔액은 6조5000억원에 이르는데, 국내 증시 역사상 관련 잔액이 6조원을 넘어선 것은 2007년 7~8월과 2011년 상반기 두 차례에 불과했다. 계속된 금리 인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5조원 규모 채권을 운용하는 증권사의 경우 금리가 0.5%포인트 하락할 경우 200억~300억원의 이익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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