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국내주식형 펀드시장의 주인공은 단연 ‘중소형주 펀드’였다. 국내주식형 펀드가 평균 7% 가량 상승한 반면 중소형주펀드는 평균수익률이 20% 이상으로 시장보다 3배 가량 높았다. 그러나 중소형주 투자 펀드라고 하더라도 성과는 매니저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중소형주 평균의 절반인 10% 수익률을 올린 펀드매니저가 있는가 하면 유능한 매니저는 40% 이상을 기록했다.
21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이후 지난 18일 수익률 기준 △미래에셋성장유망중소형주(이현진), △마이다스미소중소형주(이하윤), △NH-CA Allset성장중소형주(홍정모), △현대인베스트먼트로우프라이스(조현선), △프랭클린오퍼튜니티(오호준), △대신성장중소형주(김명식) 등 6개 중소형주 펀드가 상반기 국내주식형 펀드 수익률 상위 톱10을 석권했다.
이들 6개 펀드매니저의 올해 평균수익률은 40%로 중소형주 펀드 전체 평균보다 2배 가까이 높았다. 미국 월스트리트에서 전설로 남은 중소형주 투자의 대가 ‘랄프 웬저(Ralph Wanger)’의 뒤를 이을 유력 후보들이라고 볼 수 있다. 웬저는 1970년 중소형주 투자 펀드인 ‘에이콘(Acorn)펀드’를 만들어 현업에서 은퇴한 2003년까지 33년 동안 무려 130배의 놀라운 성과를 기록했다. 당장 기업 규모는 작지만 경영진의 의사결정 능력이 우수하고 꾸준한 이익성장이 가능한 강소기업들에 투자한 게 비결이었다.
한국판 웬저 후보들 가운데서는 증권사 종목 애널리스트 출신들이 많다. 이현진 미래에셋자산운용 본부장은 옛 동양증권에서 자동차와 중공업 담당 애널리스트였고 홍정모 NH-CA자산운용 차장은 키움증권에서 IT 담당, 오호준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 이사는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에서 애널리스트로 활동했다. 이하윤 마이다스자산운용 과장은 하나은행에서 회사를 옮겨 펀드매니저로 변신했다. 조현선 현대인베스트먼트운용 본부장은 대한투자신탁 출신으로 새마을금고 주식운용본부장 등을 역임하며 펀드매니저 외길을 걸었고, 김명식 대신자산운용 팀장도 대신금융그룹 공채로 줄곧 운용 업무를 맡아왔다.
6인의 중소형주 펀드매니저는 어떻게 6개월 만에 평균 40%에 달하는 높은 수익을 냈을까. 지난 4월초 기준 6개 중소형주 펀드매니저들이 포트폴리오에 많이 담은 상위 10개 종목을 살펴보니 유독 화장품주와 바이오·제약주가 많았다.
이하윤 과장은 국내 화장품 대표주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을 펀드 순자산 대비 각각 2.4%와 2.6% 담았다. 오호준 이사는 한국콜마홀딩스(7.2%)와 한국콜마(4.5%), 코스맥스비티아이(4.1%) 등 3종목의 화장품주를 담았다. 조현선 본부장과 김명식 팀장은 바이오주를 좀 더 선호했다. 조 본부장은 셀트리온(4.8%) 씨젠(3.9%) 씨티씨바이오(2.9%) 인트론바이오(2.9%), 김 팀장은 마크로젠(6.2%) 셀트리온(5.8%) 서린바이오(3.3%) 등에 각각 비중 있게 투자했다.
이현진 본부장과 홍정모 차장도 공통적으로 아모레퍼시픽을 보유중이고 각각 부광약품과 한미약품 등 제약주를 투자했다. 또 반도체 장비·부품이나 기계·설비 등 종목도 많았다. 이 본부장은 한국단자(5.1%) 한솔케미칼(3.9%) 원익머트리얼즈(3.1%) 고영(2.4%) 한전KPS(2.3%)
[최재원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