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가 크게 휘청거리면서 중국 펀드 투자자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아직 상당수 종목의 거래가 정지돼있어 펀드의 기준가를 산출하는 자산운용사들은 가격 왜곡이 발생할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본의 일부 증권사·자산운용사들은 펀드의 매매를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환매 수요도 크지 않고 중국시장도 반등하고 있어 매매가 중단될 가능성이 낮다.
10일 닛케이에 따르면 일본의 일부 증권사·자산운용사들은 중국 증시의 거래정지로 기준가 산출이 어려워진 중국 본토펀드 10여개의 매매를 일시 중단했다. 상하이와 선전 증시가 최근 신용거래 청산의 여파로 급락하면서 상장 종목의 절반 이상이 무더기로 거래정지를 신청하면서 펀드 기준가 산출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노무라증권과 다이와증권, 스미토모 미쓰이 자산운용 등은 판매·운용 중인 일부 펀드의 매매를 중단했다.
통상 펀드가 투자한 종목의 거래가 정지될 경우 정지 직전 가격이 기준가에 반영된다. 정지기간이 길어지거나 종목의 비중이 높을 경우 실제가치와는 왜곡이 발생하게 된다. 이 때문에 펀드를 환매하는 투자자와 남아있는 투자자 사이에 불균형이 발생해 형평성 논란이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중국 증시가 이틀째 반등하고 있고 거래가 재개되는 종목도 늘어나고 있어 국내 중국펀드의 환매가 중단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협회는 9일 주요 자산운용사의 리스크·준법감시담당 임원들과 중국 증시의 거래정지에 따른 대책을 논의한 결과 현 상황에서 매매중단 조치를 내릴 필요성은 적다는 결론을 내렸다. 중국 증시 조정에도 투자자들의 환매 수요가 높지 않고, 대규모 거래중단 사태도 완화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금투협 관계자는 “종목의 거래정지로 기준가 산출이 어려울때는 평가위원회를 열어 공정가치를 산출하거나 환매를 지연시키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다”며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 이러한 조치까지 필요하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회의에 참석했던 한 자산운용사 임원은 “증시의 하락이 계속되고 거래 정지 종목도 늘어날 경우에는 투자자보호를 위해 환매 중단이 불가피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시장과 펀드의 리스크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당분간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중국펀드의 덩치가 일본에 비해 커서 유동성 문제에서도 자유롭다는게 업계의 설명이다.
중국펀드의 환매수요도 지극히 적다. 장기적인 관점에 중국펀드를 사는 투자자가 늘어나면서 최근 수익률 하락에도 중국 본토펀드에는 저가매수 자금이 몰려드는 상황이다.
금융당국도 펀드의 유동성에 문제가 없는 상황에서 섣부른 매매중단은 오히려 시장의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내에 설정된 중국펀드를 살펴본 결과 유동성 등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이라고 말했다.
중국 증시의 대규모 거래정지 여파는 다소 진정되는 모양새다. 상하이·선전 증시에서는 100여개 종목이 이날 개장과 동시에
현동식 한국투자신탁운용 상하이리서치사무소장은 “기업이 거래정지를 신청할 수 있는 중국은 이번 조정국면에서 중대한 이유 없이 하락을 꺼려 거래정지를 신청한 경우가 많았다”며 “중국 당국이 거래 재개를 독려하고 시장도 반등하면서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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