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1% 이상 급락하며 5개월여 만에 2010선 아래로 밀렸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임박했다는 분석에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기관과 외국인의 매도 물량이 쏟아졌다.
3일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21.67포인트(1.07%) 내린 2008.49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가 2010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3월 16일 이후 처음이다.
이날 지수는 3.91포인트(0.19%) 내린 2026.25에 개장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 공세에 낙폭을 확대했다. 장 종반에는 연기금까지 1360억원 규모의 매도 물량을 쏟아내면서 지수의 하락을 부추겼다.
코스피의 하락세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가시권에 돌입해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는 기준금리를 동결키로 결정했지만 시장에는 여전히 불안심리가 남아있어 상승 동력을 찾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투자자들은 연내 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된 만큼 앞으로 발표될 미국 주요 경제지표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날 발표를 앞둔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를 시작으로 5일 ISM 비제조업지수, 7일 실업률 등이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인상 시점이 12월로 미뤄질 경우 안도 랠리가 이어질 수 있지만 이미 9월 FOMC 회의에 대한 시장 민감도가 높아졌다”면서 “국내 주식시장도 이미 금리인상 영향권에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업종별로는 통신업이 2%대 상승률을 기록한 가운데 전기가스업이 1% 이상 강세를 보였다. 의약품(-4.76%), 화학(-3.31%), 운송장비(-2.72%), 증권(-1.98%)은 하락했다.
매매주체별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85억원, 1074억원 매도우위를 보였고, 개인은 574억원 매수우위다. 프로그램 매매는 1065억원 순매수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혼조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2분기 실적 부진 여파에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고, 현대차와 SK하이닉스, 현대모비스, 기아차 등도 2~3% 가량 밀려났다.
반면 한국전력은 장중 5만2500원까지 오른 52주 신고가를 경신해 현대차를 끌어내리고 시총 2위에 복귀했다. 삼성에스디에스(1.19%), 제일모직(0.30%), 삼성생명(0.47%), SK텔레콤(3.41%) 등도 상승 마감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상한가를 기록한 2개 종목을 포함해 308개 종목이 상승했고 512개 종목이 하락했다. 하한가를 기록한 종목은 없다.
경영권 분쟁에 휩싸인 롯데그룹주의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롯데케미칼은 전 거래일 대비 3만5500원(13.63%) 내린 22만5000원에 장을 마쳤고, 롯데쇼핑(-3.17%), 롯데손해보험(-2.53%), 롯데제과(-1.39%), 롯데칠성(-6.85%), 롯데푸드(
이날 실적을 발표한 메리츠종금증권은 2분기 영업이익이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인 1407억원을 기록하면서 전일 대비 200원(3.42%) 오른 6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0.72포인트(1.48%) 내린 714.34를 기록했다.
[매경닷컴 고득관 기자 /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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