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가격 폭락과 헤알화 가치 폭락으로 수익률 침체에 빠졌던 브라질 펀드가 오랜만에 웃었다. 브라질 정부의 적극적인 환율 방어 정책과 기업 실적 개선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살렸다. 다만 브라질 경기 회복을 판단하기 이르다는 평가다. 자동차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는 현대·기아차 등 업종 대표주들의 주가 상승에 주간 6%에 달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4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 설정된 브라질 펀드(설정액 10억원 이상)는 지난주 4.26% 급등하면서 해외 지역·국가별 주식형 펀드 중 가장 높은 주간 수익률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만 50% 넘게 폭락했던 헤알화 가치가 지난달 30일 3% 상승한 데다 국영 에너지 기업 페트로브라스가 1년 만에 가솔린·디젤 등 석유 가격을 올리자 실적 상승 기대감이 살아났다. 원자재 가격 폭락과 환율 붕괴 등으로 연초 이후 수익률이 -30~-40%까지 내려갔던 'KB브라질'과 '신한BNPP봉쥬르브라질' '산은삼바브라질' 등이 반등하며 한 주간 4~5%대 수익률을 나타냈다.
그러나 단기 수익률 상승으로 브라질 경제 회복을 점치기엔 이르다는 평가다. 브라질 중앙은행이 일정 기간 헤알화와 달러를 교환하는 통화스왑 등으로 추가 하락을 막고 있지만 반등 기미가 보이지 않는 원자재 가격과 브라질 민간·정부의 막대한 부채(3400억달러)가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형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브라질 당국이 외환시장에 적극 개입하고 있으나 외화준비금 상황을 감안하면 이 기조는 지속될 수 없다"며 "원자재 시장이 하락 사이클(최소 2~3년) 가능성이 높은 데다 미국 통화 정책의 정상화로 신흥국의 취약성이 높아지고 있어 브라질 경제 위험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 수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인도 펀드는 인도연방중앙은행(RBI)의 금리 인하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0.7%
수익률을 기록해 변동성 장세에서 뛰어난 방어력(연초 이후 4.24%)을 선보이고 있다. 반면 전 세계 헬스케어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들은 수익률이 급락했다. '플랭클린미국바이오헬스케어'(-10.94%) '미래에셋글로벌헬스케어'(-7.48%) '한화글로벌헬스케어'(-6.86%) 등이 부진했다.
[이용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