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기업들의 국내 상장이 올해도 힘들 전망이다. 특히 4년 만의 국내 증시 입성이 가시화됐던 중국 기업들이 잇따라 상장 시점을 미룬 것이 결정적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최근 잇따른 상장 철회가 현재 기업공개를 준비 중인 중국 기업은 물론 해외 기업들에게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미 한 차례 상장 일정을 연기했던 중국의 합성운모 생산업체 차이나크리스탈이 결국 지난 20일 상장을 철회했다.
차이나크리스탈은 당초 이달 3~4일 기관을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을 진행하려다가 증권신고서를 자진 보완하면서 17~18일로 미뤘다. 그러나 연기된 기관 수요예측에서도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지 못했다는 판단에 따라 잔여 상장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당시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은 0.31대1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측은 연내 상장은 무산됐으나 내년 초 다시 상장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중국의 로스웰도 지난달 29일 자진해서 상장 신청을 철회했다. 로스웰은 지난 9월 18일 코스닥 시장본부에 예비심사를 청구해 심사 중이었으나 관련 서류를 보완하겠다며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로스웰 상장 역시 내년 상반기 이후로 연기됐다.
중국의 완구·애니메이션 제작사 헝셩그룹 역시 연내 상장을 목표로 지난 8월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으나 이후 절차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영국의 콘텐트미디어도 9월 코스닥 상장예심을 신청했지만 연내 상장은 힘들어 보인다.
이 중 헝셩그룹, 로스웰, 차이나크리스탈 등은 중국 기업으로는 2011년 6월 완리인터내셔널홀딩스(완리)의 국내 증시 입성 이후 첫 상장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또 중국 고섬 사태 이후 사실상 중단됐던 해외기업의 상장이 이들을 계기로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기대를 사기도 했다. 2011년 3월 고섬은 상장 두 달 만에 분식회계로 거래가 중단된 데 이어 결국 2013년 국내 증시에서 퇴출된 바 있다.
그러나 잇따라 상장 심사가 예상보다 길어지고 자진 철회하는 기업이 나오면서 중국 기업 상장은 또다시 내년을 바라보게 됐다.
다만 로스웰과 차이나크리스탈 등 중국기업 상장을 주관했던 신한금융투자는 이번 상장 연기가 회사 측의 재무상황이나 기업의 문제가 아닌 단순한 시장 상황과 기업가치 재평가를 위해서라고 선을 그었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최근 공모주 시장 수익률이 부진하고 4분기 들어 많은 기업들의 상장이 쏠리는 데 따른 시장 상황을 감안해 연기하게 된 것”이라며 “올해 3분기 실적까지 반영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뒤 상장을 재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중국 기업의 국내 상장을 돕는 또 다른 관계자 역시
[매경닷컴 김잔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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