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에 직격탄을 맞았던 국내 증시가 국제유가 급등이라는 호재에 힘입어 반등에 성공했다. 또 춘제 연휴를 마친 중국 증시는 급락할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하고 낙폭을 축소, 투자심리를 회복하는 데 일조했다. 일본 증시 역시 7% 넘게 폭등 마감하면서 아시아 증시 전반에 모처럼 훈풍이 불고 있다.
15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6.92포인트(1.47%) 오른 1862.20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주 아시아 증시는 일제히 급락장을 연출했다. 설 연휴로 지난주 단 이틀간 개장한 코스피는 2거래일 동안 4% 넘게 급락하며 충격을 줬다. 또 코스닥은 장중 8% 넘게 꺾이면서 4년 6개월만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 거래가 정지되는 기현상을 나타내기도 했다. 같은 기간 일본 증시도 10% 넘게 꺾이며 1만5000선을 내줬고,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SCEI·홍콩H지수) 역시 장중 7500선 밖으로 밀려나 이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국내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의 원금손실 우려를 고조시켰다.
다만 이날에는 국제유가 급등에 힘입어 모처럼 상승장을 기록했다. 지난 주말 국제 유가가 12% 넘게 급등한 덕분이다.
한국 증시 뿐만아니라 일본, 중국 증시도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이날 1069.97포인트(7.16%) 오른 1만6022.58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 5개월래 최대 상승폭으로 전 거래일인 12일 1만5000선 밑으로 내려앉은 지 하루만에 기록한 급등세다.
지난주 휴장한 중국 증시는 개장 이전부터 급락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지난 5거래일 동안 휴장해 해당 기간동안 발생한 글로벌 악재가 단 하루만에 반영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개장 직후 3% 가까이 밀려났지만 국제 유가 급등 재료로 이시각 현재 1% 내로 낙폭을 축소하면서 지수 급락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고 있다. 선전종합지수 역시 약보합권에 머물고 있다.
변준호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금요일 유가 폭등이 단기 바닥을 확인한 재료로 보기에는 아직 미흡하다”면서도 “아직 어떤 형태로든 실제적인 감산이 시사되지 않았고, 역사적 추이를 보더라도 일시적 급반등이 단기 바닥 재료로 작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변 연구원은 다만 “이번 유가 급등은 앞으로 정책 이슈가 부각될 때가지 다소의 시간을 벌어주는 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재 유가 가 계절적 봄 수요와 맞물려 증가할 수 있다는 점과 달러 강세가 주춤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지수가 바닥 국면에 근접해 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날 유가증권 시장에서는 보험(-0.64%), 전기가스업(-0.27%)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업종이 올랐다. 특히 증권, 은행, 철강금속 등은 4% 넘게 뛰었고, 의료정밀, 비금속광물, 건설업, 운수창고, 통신업, 섬유의복, 전기전자, 금융업 등도 2% 넘게 상승했다.
매매주체별로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1348억원, 1241억원을 팔았다. 기관은 2315억원을 순매수하면서 지수를 밀어올렸다. 프로그램 매매는 1578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희비가 엇갈렸다. POSCO는 6% 넘게 뛰었고, 삼성전자, 삼성물산, 신한지주, SK텔레콤은 2~3%대 강세를 보인 반면 삼성생명, 아모레퍼시픽, 현대모비스 등은 1~3% 가량 밀려났다.
이날 현대증권은 매각 성사 기대감에 주가가 13% 넘게 뛰었다. 앞서 한국금융지주와 KB금융은 지난 12일 현대증권 매각 절차(실사) 참여를 위한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고 공시했다.
현대증권의 매각이 완료되면 그룹 리스크와 지배주주 관련 불확실성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에 이번 매각이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밖에도 한창은 호텔 사업 진출 소식에 16%를 넘는 급등세를 보였다. 한창은 지난 12일 국내 호텔업 진출을 위해 설립한 계열사 에이치디파트너스 지분 4만주를 20억원에 취득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지분 취득 목적에 대해서는 “국내 호텔업 진출을 위한 출자”라고 밝혔다.
이날 유가증권 시장에서는 677개 종목이 올랐고, 162개 종목은 내렸다. 동부제철, 동부제철우는 하한가를 기록했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12.92포인트(2.12%) 오른 621.37에 마감했다.
코스닥 시총 상위종목도 카카오(-0.54%), CJ E&M(-
특히 바이로메드, 코미팜, 코오롱생명과학 등이 4% 넘는 상승률을 보였다. 이는 최근 제약바이오 업종을 중심으로 대규모 자금이 빠져나가 이에 대한 저가매수 물량이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시총 1위 셀트리온은 0.60% 오르는 데 그쳤다.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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