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소액주주들이 본인들 요구로 늘어난 배당금 중 일부를 사회단체에 기부하기로 해 화제가 되고 있다. 17일 올해 창립 100주년을 맞은 성창기업지주가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기 안건 외에 액면분할, 1주당 300원의 배당 지급 등을 상정해 통과시켰다. 소액주주들 요구를 수용해 4년 만에 배당이 이뤄진 것이다.
소액주주들은 주식배당금 중 10~50% 선을 자율적으로 기부해 재원을 마련한 뒤 초록어린이재단 등 사회봉사활동단체에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용훈 성창기업지주 소액주주대표는 "소액주주들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원하는 수준에는 못 미치지만 4년 만에 배당을 이끌어냈다"며 "회사 규모가 작아 기부액은 1억원 정도에 불과하지만 소액주주 운동이 널리 퍼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전까지 성창기업지주는 수년째 대주주 측과 소액주주 간에 갈등을 겪었다. 소액주주 측은 성창기업지주가 부동산 등 상당한 자산을 보유하고 재정도 건실한데 소액주주들 권리를 제대로 보호해주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의결권 40%를 모아 작년 3월 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 측 인사를 감사로 선임하는 데 성공했지만 회사 측 반대로 법정 공방까지 갔다. 결국 법원이 소액주주들 손을 들어줌으로써 소액주주의 요구가 관철됐다.
이후 회사 측은 소액주주들의 요구사항이었던 자산재평가를 실시하기로 결정하는 등 주주 친화적 행보로 돌아섰다. 이번 배당은 그간 갈등을 상생 국면으로 본격 전환하게 된 계기로 평가할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대부분 소액주주들의 요구 사항을 반영한 이번 주주총회가 회사와 소액주주 간의 또 다른 100년을 맞기 위한 화합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며 "올해 기본
창립 100주년을 맞이한 성창기업지주는 1916년 설립돼 2008년 12월 지주회사 체제로 개편됐다.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연결기준 매출액 1773억원, 영업이익 31억원, 순이익 22억원을 기록했다.
[김태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