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핀테크협회는 다음달 25일 창립총회를 개최하고 공식 활동을 시작한다. 초대 협회장으로는 핀테크 스타트업 비바리퍼블리카의 이승건 대표(사진)가 내정됐다.
당초 협회장으론 최수현 전 금융감독원장, 정유신 핀테크지원센터장 등 무게감 있는 인물들이 후보로 거론됐다. 하지만 업계를 대표할 만한 참신한 인물을 선정해야 한다는 안팎의 목소리에 따라 이승건 대표를 포함해 박상영 옐로금융그룹 대표, 신혜성 와디즈 대표 등이 경합을 벌인 끝에 이 대표가 협회장으로 최종 결정됐다.
이 대표는 핀테크협회 설립 준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강한 리더십을 발휘한 점을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가 이끄는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해 2월 간편송금서비스 '토스'를 출시해 누적 송금액 2000억원을 돌파한 이 분야 선두업체다.
이 대표는 매일경제와 전화통화하면서 "새로 만들어질 협회는 핀테크 업계의 의견을 당국에 잘 전달하는 가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기존 금융권과 핀테크 스타트업이 함께 업계 발전을 위해 협업하는 상생 구조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협회 설립 준비위원으로는 김종완 우리FIS 대표, 윤완수 웹케시 대표 등 총 12명이 참여했다. 박수용 글로벌핀테크연구원장, 이군희 서강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등 주로 학계 인사로 구성된 11인의 자문위원단도 선정됐다.
협회 회원사는 총 86개사로 핀테크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기존 금융회사와 유통·IT 업계가 골고루 참여한 것이 특징이다. 먼저 핀테크 진영에서는 비바리퍼블리카를 비롯해 쿼터백(로보어드바이저), 8퍼센트(P2P대출) 등 각 분야 선도 기업 총 66개사가 회원사로 참여한다.
협회 조직은 회장 1인과 3인 이상의 부회장, 이사회 20명 내외로 구성된다. 서비스, 자산관리(AM), 데이터, 인프라, 운영 등 5개 분과로 나눴다. 협회는 향후 핀테크 오픈 플랫폼 구축과 인재 양성 프로그램, 참여 기업과 입법기관 간 의견 공유 커뮤니티도 만든다는 계획이다.
핀테크협회가 출범하면 사실상 업계의 유일한 이익단체로서 기능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미래창조과학부 산하단체인 '한국핀테크포럼'이 있지만 박소영 전 의장의 해임을 둘러싼 내홍으로 인해 정상적인 활동이 어려운 상태다.
분쟁은 지난 2월 포럼 이사진이 의장에 대한 해임을 의결하고, 이에 박 전 의장이 부당한 해임이라고 반발하면서 시작됐다. 박 전 의장 측은 이사진이 새로 출범하는 핀테크협회와 포럼을 합병하기 위해 자신을 해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이사진은 박 전
핀테크협회 관계자는 "협회와 포럼은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면서 핀테크 생태계 조성에 힘쓸 것"이라며 "핀테크 산업의 진정한 발전을 위해 가능하면 함께 힘을 모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지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