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종이 구조조정의 격랑에 휩싸인 가운데 삼성중공업이 주식시장에서 계속해서 공매도 세력에 시달리고 있는 반면 대우조선해양은 공매도 세력의 표적에서 벗어나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대우조선해양의 대차잔고는 꾸준히 줄어들고 있는 반면 삼성중공업의 대차잔고는 증가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대차잔고는 대우조선해양이 2280만주, 삼성중공업이 6543만주였다. 각각의 대차잔고 비중은 각각 전체 상장주식 수의 8.3%와 28.3%였다. 삼성중공업 대차잔고 비중이 3.4배나 높았던 셈이다. 양사의 대차잔고 추이가 엇갈리기 시작한 것은 3월 말부터다. 3월 21일 양사의 대차잔고는 2924만주와 5650만주였으나 이후 대우조선해양의 대차잔고는 644만주가 줄어든 반면 삼성중공업은 893만주 늘었다.
대차잔고란 투자자들이 주식을 빌린 뒤 갚지 않은 물량이다. 전부가 공매도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통상적으로 공매도 선행지표로 여겨진다.
실제 3월 21일 이후 두 조선사의 공매도 물량을 비교해보면 대우조선해양은 881만주에 그친 반면 삼성중공업은 2201만주로 공매도 규모가 2.5배에 달했다. 같은기간 전체 거래에서 공매도가 차지하는 비중도 대우조선해양이 9.1%인 반면 삼성중공업은 18.9%였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 팔고 주가가 하락하면 낮은 가격에 사서 빌린 주식을 갚아 차익을 챙기는 기법이다. 공매도가 늘어나면 그만큼 앞으로 해당 종목의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고 보는 투자자가 많다는 뜻이다.
삼성중공업이 공매도 세력의 표적이 되고 있는 것은 최근 실적이 부진한데다 ‘조선 빅 3’ 가운데 유일하게 올해 신규 수주가 제로(0) 상태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이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유상증자 등 자본확충이 필요하지만 대주주인 삼성전자는 증자에 부정적이다. 각종 부실이 낱낱이 파헤쳐진 대우조선해양과는 달리 예상치 못한 추가 부실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대우조선과의 합병설도 부담이다. 조선업계에서는 수주 가뭄이 조기에 해소되지 않을 경우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을 합쳐 기존 ‘빅3 체제’를 ‘빅2 체제’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성기종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의 경우 증자 등 재무구조
[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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