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에서 10억원 이상 고가주택 임대 바람이 불고 있다. 월 임대료만 1000만원에 달하는 고가 월세에 사는 '월천족'들이 등장한 때문이다. 고급 인재 영입을 위한 기업들 경쟁 속에 고가 월세 수요도 꾸준하다. 고가주택 매매도 활발해지고 있다.
15일 국토교통부 아파트 실거래가를 작년부터 올해 6월까지 조사한 결과 서울에서 보증금을 제외한 순수 월세 1000만원 이상 거래된 아파트가 6곳이었다. 올 3월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3차' 전용면적 244㎡가 월세 12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4월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244㎡), 6월 서초구 반포동 '선데일'(255㎡), 10월 강남구 청담동 '휴먼스타빌'(193㎡), 11월 청담동 '엘지빌라'(244㎡), 12월 서초동 '아크로비스타'(242㎡) 등 5곳이 월세 1000만원에 계약됐다.
국토부가 월세 실거래가 조사를 시작한 2011년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1차(244㎡)가 월세 1150만원, 1200만원 거래가 등장해 화제가 됐으나 그간 거래가 뜸하다가 작년부터 되살아난 것이다.
고가 월세 상승세도 빠르다. 2012년만 하더라도 월세 최고가는 5월 강남구 청담동 '대우로얄카운티2'(241㎡)와 11월 방배동 '다이너스티힐'(256㎡) 등 두 단지로 월세 750만원이었다.
2013년 10월 강남구 신사동 '중앙하이츠파크'(213㎡)가 월세 800만원 최고가 기록을 깼고, 2014년부터 월세 1000만원이 넘는 단지가 재등장했다. 그해 3월 송파구 신천동 '잠실푸르지오월드마크'(244㎡)가 월세 1050만원으로 최고였다.
올 6월에는 송파구 잠실동 '갤러리어 팰리스'(전용 176㎡)가 월세 550만원에, 광진구 자양동 '더샵스타시티'(전용 163㎡)가 월세 420만원에 거래됐다. 특히 '갤러리어 팰리스'는 지난해와 올해 5월까지 동일한 면적의 월세 거래가 한건도 없었으나 6월 최초로 월세 550만원에 거래된 것이다. 광진구 자양동 '더샵스타시티' 전용 163㎡은 올해 3월과 4월 각각 90만원, 100만원씩 월세가 가파르게 올랐다.
서울을 벗어나 분당이나 송도, 청라에서도 월세 500만원이 넘는 단지가 등장했다. 2013년 10월 송도국제도시 '송도푸르지오하버뷰'(268㎡)가 월세 600만원에 거래됐고, 올 4월 '더샵퍼스트월드'(222㎡)와 작년 1월 '송도자이하버뷰2단지'(273㎡) 등 두곳이 월세 400만원이었다. 분당신도시 '시범삼성'(192㎡)도 2014년 9월 월세 500만원에 계약됐다.
고액 월세가 가능한 10억원 이상 고분양가 단지의 청약성적도 좋다. 올 4월 경기 고양시에서 선보인 '킨텍스 원시티' 펜트하우스(전용 143~148㎡)는 분양가가 10억원이 넘었지만 평균 경쟁률 23.17대 1로 1순위 마감했다. 청라에서도 베어즈베스트골프장에 분양했던 단독주택 용지 '청라 더 카운티 2차'가 주택 시공까지 14억원 넘게 드는 데도 불구
청담동 고급빌라 임대 전문인 김민정 멤버스부동산 팀장은 "대기업과 외국계 기업 등이 선호하는 회사 인근 인프라가 잘 갖춰진 고가 월세 단지가 한정돼 10억원 이상 고가주택은 고정 수요가 있어 경기 흐름도 타지 않는다"며 "최근 고가 월세 세입자 연령대가 젊어지는 추세다"라고 밝혔다.
[이한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