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은 3일 공시를 통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4조4242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다고 밝혔다. 시장 전망치(4조6000억원)와도 큰 차이가 없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5조9435억원으로 전년 대비 3.1% 늘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사상 최고 수준의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지난여름, 누진제가 적용된 전기요금 폭탄이 실적 개선에 일조했다는 점에 대체로 동의하는 분위기다. 한전의 실적 개선에도 뒷맛이 개운하지 않은 대목이다. 그래서인지 한전은 애써 석유, 석탄, 천연가스 등 원재료 가격 하락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가 실적에 반영됐다는 주장만 되풀이하며 전기요금 누진제에 대해선 입을 다물었다.
한전 수익은 더욱 '서프라이즈'다. 한국전력의 올 3분기 영업이익률은 27.7%에 달해 삼성전자(10.9%)보다 2배 이상 높다.
시장에서는 한전의 연간 최대 실적 경신도 가능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전은 지난해 영업이익 11조3400억원을 올리며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올해는 3분기 만에 누적 영업이익으로 10조7000억원을 달성해 2년 연속 최대치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전기 생산비용이 크게 줄었음에도 전기요금 인하폭은 크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주가는 신통치 않다. 실제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 지난 8월 이후 3개월간 한국전력의 주가는 21%(6만1300원→4만9600원) 급락했다. 최근 유가가 반등하면서 원가 절감 효과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누진제가 적용되는 주택용 전기요금에 대한 여론의 반발이 확산되면서 각종 전기요금 체계 개편(수익성 하락)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병화 유진투
[이용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