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우리나라에서 유행하다가 수익률 저조로 실망을 안겨준 브라질 채권에 투자자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5개 대형 증권사가 판매한 브라질 채권 규모는 5394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이들 증권사가 6703억원을 판매했던 점을 고려하면 2개월 만에 전년도의 80% 가량 팔린 셈이다. 여기에 지난주 브라질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함에 따라 브라질 채권으로의 자금유입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2012년 브라질 채권 열풍이 일어난 이후 헤알화당 원화값이 급락하면서 채권수익률과 관계없이 여러 투자자들이 손해봤다. 당시 650원대였던 헤알화당 원화값은 매년 급락하며 지난해 9월에는 280원대까지 떨어졌다. 이 때문에 브라질 채권 매입에 나섰던 투자자들이 채권 수익률과 관계없이 환율변동에 따른 손해를 입을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이 브라질 채권 투자에 다시 나서는 이유는 브라질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기조와 비과세 혜택,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브라질 중앙은행은 경제회복 필요성과 물가상승률 둔화를 이유로 기준금리를 13.00%에서 12.25%로 0.75%만큼 인하했다. 이에 대해 NH투자증권은 브라질 물가상승률이 빠르게 둔화되면서 중앙은행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3.00%(300bp) 가량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특히 브라질 채권은 연10%에 달하는 기대수익률에다 해외 채권 가운데 유일하게 이자소득세 비과세 혜택이 있어 주목받는다. 한국과 브라질은 각 발행국가에서만 국채에 대한 과세를 할 수 있는 조세 조약을 맺었는데 브라질은 현재 외국인 투자 활성화를 위해 비과세 혜택을 주고 있다. 이 때문에 공모 펀드를 이용한 간접투자보다 직접 채권 매매에 나서는 투자자들이 대부분이다. 투자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브라질에 투자하는 채권형 공모 펀드 설정액은 약 33억원 가량 늘어났다.
하지만 원자재 가격 조정, 미국 보호무역주의, 정부의 환율 약세 개입 등 대내외적 변수에 따른 환율 변동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2~3년간 브라질 정부의 구조개혁을 통한 경기회복과 금리인하가 예상되지만 높은 환율 변동성을 생각하면 신중하게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우현일 NH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강북센터 상무는 "올 들어 달러 대비 통화가치가 가장 많이 오른 통화가 원화와 헤알화"라며 "브라질 채권이 분명 대체투자할만한 투자수단 중 하나임이 분명하나 그 안에 있는 위험도 크기 때문에 충분한 상담을 받고나서 투자에 나서야한다"고 말했다.
[박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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