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시 핵심 교통망인 BRT 노선 인근 상가가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썰렁한 모습. [매경DB] |
"막판 폭탄 돌리기가 아닌가 싶어요. 이주자택지 상가주택은 웃돈이 3억원까지 올랐다가 1억원 깎인 급매물이 나오고 있어요. 시장 전망이 안 좋은데 금리도 오르니 빨리 팔겠다는 겁니다."(경기도 동탄2 B공인)
'고분양가·공급과잉·소비 위축'에 '금리 리스크'까지 부각되자 세종시를 비롯한 수도권 2기 주요 신도시 상가 시장이 휘청이고 있다. 시세차익과 임대수익을 바라며 상가 투자에 뛰어들었던 사람들이 금리 인상 압력 속에 출구전략을 모색하자 급매물과 '마이너스 피' 매물이 쌓이기 시작했다. 2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준공·입주를 마친 세종시 어진동의 한 상가·오피스 건물에서는 요즘 분양가보다 2000만~7500만원가량 낮춘 '급매물'들이 나오고 있다. 유명 서점과 인기 있는 만화 캐릭터 시설 등 사람들 발길을 끌어모으는 '핵심 임차인(key tenant)'을 유치했으나 선뜻 가게나 사무실을 사겠다는 사람이 없어 매물은 차곡차곡 쌓이는 중이다.
인근 A공인 관계자는 "세종시 일대 상가·오피스 급매물은 '계약금 포기'가 기본"이라며 "분양가의 10% 선인 계약금을 손해 보더라도 빨리 발을 빼겠다는 매도자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계약금 포기'는 일종의 마이너스 웃돈이다. 분양가가 6억원 선인 전용면적 29㎡형 1층 점포가 계약금(6000만원 선)만큼 낮은 5억4000만원 선에 매물로 나오는 것이다.
공급과잉 우려 속에서 높은 분양가가 높은 임대료로 이어지면서 폐업과 공실이 부각된 세종 일대에서는 지난해 말 이후 금리 인상, 대출 규제 등에 대한 심리적 압박도 가해지자 '건물주'들의 매물 릴레이가 이어지기 시작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올해 1월 세종시의 가게 폐업률(1.5%)은 전국 시도(17개) 중 가장 높았다.
한때 투자자들 사이에서 뜨거운 인기를 끌던 신도시 '상가주택'도 웃돈이 빠지는 중이다. 경기도 화성시에 자리한 동탄2신도시 일대가 대표적 사례다. 인근 아파트가 대거 입주하면서 전세금이 하락하고 상가 공급과잉에 따른 수익률 저하 우려에 선뜻 사겠다는 사람들을 찾기 힘들어졌다는 게 인근 공인중개소 전언이다. 동탄2신도시의 동탄면 B공인 관계자는 "1층은 상가, 2~3층은 집을 지을 수 있는 이주자택지의 상가주택이 한때 인기를 끌어 웃돈이 3억원을 오가면서 15억~23억원에 거래됐지만 요즘 시세가 떨어지기 시작했다"면서 "15억원짜리가 13억원에 급매로 나왔다"고 말했다.
애초에 3억4000만~3억5000만원 선이던 270~300㎡ 면적의 이주자택지는 6억5000만~7억원 선으로 껑충 뛰었고 이후 들어선 상가주택은 지난해 15억원 이상을 호가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12억5000만~14억원 선으로 내렸다. 이주자택지란 택지개발지구에 살던 기존 거주민에게 주어지는 땅으로, 단독주택이나 상가주택을 지을 수 있다. 3.3㎡당 420만원 선이던 동탄2신도시 이주자택지도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였다.
위례 신도시도 사정은 비슷하다. 한 상가 분양 업계 관계자는 "2014년 당시 3.3㎡당 분양가가 4000만원을 넘어서면서 고분양가 논란에 섰던 위례 일대 상가 역시 준공 이후 공실난 속에 분양가보다 낮은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며 "개발 호재(위례신사선·트램 등) 지연, 공급과잉에 이어 금리 리스크가 겹쳐 사정이 썩 좋진 않다"고 말했다
갈팡질팡하는 상가 시장을 보는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예금금리가 여전히 낮은 지금으로선 입지 좋은 상가에 투자 입질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프랜차이즈 빵집과 임대계약을 한 점포는 웃돈 2억
[김인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