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렁이는 국내 증시
코스피는 10일 장중에 1% 이상 하락하며 한때 2120 선까지 밀렸고 코스닥지수는 2% 이상 하락하기도 했다. 코스피는 이날 아시아 국가 주요 주가지수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날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서 주식을 빌려 거래하고 남은 '대차거래' 잔액이 지난 7일 기준 68조285억원을 기록하면서 사상 최대치까지 늘어났다. 대차거래는 통상 남의 주식을 빌려 판 뒤 주가가 하락한 후 되파는 방식의 공매도로 이어질 수 있어 주가 하락의 신호로 인식된다.
지난달 코스피가 상승하면서 대차잔액도 꾸준히 증가세를 보여왔다. 지난달 3일 사상 처음 60조원을 돌파한 이후 한 달 새 8조원이 더 늘어난 것이다. 올해 들어서만도 41% 급증한 수치다.
특히 올해 들어 코스피200 대형주 위주로 상승장이 이어지면서 대형주에는 공매도가 더 몰리고 있다. 코스피200종목의 경우 공매도 비율은 이미 13%를 넘어서서 사상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주에 공매도가 몰리고 있는 것과 관련해 "투자자들이 현재 지수대에 대한 부담이 만만치 않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이날 코스피 변동성지수(VKOSPI·공포지수)는 14.77로 치솟으면서 하루 만에 17%나 급등했다. 공포지수가 14대로 올라선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 만에 처음이다. 투자심리가 위축된 외국인은 이날 현물과 선물을 동시에 대량 매도하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물 946억원어치를 팔았고 특히 그동안 매수세를 이어왔던 선물마저 3200억원 이상 매도 물량을 쏟아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국내 주식을 대량 순매수하던 외국인도 이달 들어서는 소폭 순매도세로 돌아서는 모양새다. 특히 외국인 중에서도 유럽과 중동 자금이 올해 들어 국내 주식을 꾸준히 팔고 있다. 지난달 미국이 국내 주식을 3조9340억원어치 산 반면 유럽과 중동은 각각 5190억원, 4780억원어치를 팔았다. 지난달 국내 주식을 가장 많이 판 국가는 영국으로 9820억원어치를 팔았다. 영국은 올해 들어 3개월 연속 국내 주식을 총 1조6870억원어치 팔았다. 영국 다음으로 올해 3개월 연속 국내 주식을 가장 많이 판 국가는 사우디아라비아로 1조42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송승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에 도널드 트럼프 랠리 영향으로 원화값이 달러당 1110원 부근까지 상승하면서 코스피를 비롯한 신흥국 증시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됐다"며 "원화값이 다시 약세를 보이면서 그동안 매수세가 집중됐던 업종에서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채권시장에서는 미국 연준이 올해 하반기 4조5000억달러에 달하는 보유 자산을 줄이기 시작할 것이라는 소식까지 겹치면서 국고채 금리가 급등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0일 3년물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0.041%포인트 상승한 1.722%, 10년물 국고채 금리는 0.060%포인트 오른 2.253%를 기록했다. 20년물과 30년물 국고채 금리 또한 각각 0.067%포인트, 0.058%씩 오르며 각각 2.351%, 2.378%를 기록했다. 이날 외국인은 국채선물 시장에서 3년물 3924계약, 10년물 896계
[한예경 기자 / 배미정 기자 /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