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경 부동산114 전수조사
10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는 3만4703가구가 새로 입주하고 3만5852가구가 이주 또는 철거에 들어가 가용 주택 수가 총 1149가구 부족해질 전망이다. 강남4구에 초점을 맞추면 주거난은 더 심각하다.
서울 동남권 4개 자치구에서 올해 3만3090가구가 재건축으로 이주 및 철거에 들어갈 전망인데 새로 입주하는 가구 수는 1만5542가구에 불과하다. 자사고·특목고 폐지 움직임에 따라 강남권에 살고 싶어하는 실수요자들이 급증해 공급이 늘어나도 모자랄 판인데, 올해 이 지역 아파트가 오히려 1만7548가구 줄어든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가 올해 실시될 것으로 예고되자 특히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이 지난해 사업 진행 속도를 크게 높였기 때문이다.
올해 강남4구 아파트 부족분 1만7548가구는 역대 최대치다. 부동산114가 입주와 멸실 집계를 시작한 2005년 이래 강남4구 연간 멸실 물량이 입주 물량보다 1만가구 이상 많았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1만2076가구가 입주하고 2만439가구가 멸실돼 8363가구가 부족했던 2005년이 그동안 강남4구에서 아파트 순공급이 가장 부족한 해였다.
강남4구 중 송파구는 그나마 멸실(2857가구)보다 입주(1만548가구)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강남·서초·강동에서 부족해진 주택 수를 커버하기에는 순공급 물량이 턱없이 부족하다.
이처럼 멸실이 입주보다 훨씬 많이 이뤄지면 두 가지 측면에서 집값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우선 강남권에 살고자 하는 수요자들 입장에서 선택지가 크게 줄어들기 때문에 남아 있는 강남권 주택 가격이 크게 올라간다. 또 이주가 시작되면 주민들이 이주비 집단대출을 받게 돼 인근 유망 지역 매매가격과 전세금이 더욱 올라간다. 굳이 이주비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재건축 아파트 주민들은 집단대출을 받은 자금으로 다른 강남권 주택을 갭투자하기도 한다.
실제로 올 하반기 이주를 앞둔 반포주공1단지와 한신3차·경남아파트 소유주들 사이에서 이 같은 움직임이 감지된다. 신정섭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차장은 "재건축 단지 주민들이 이주비 대출을 아직 받지 않았음에도 벌써 대치동 아파트 투자 문의를 하고 있다"며 "재건축 아파트를 또 사면 관리처분인가일을 기준으로 5년 재당첨 제한에 걸릴 수 있어 래미안대치팰리스나 렉슬과 같은 기존 아파트 매수 문의를 많이 하는 편"이라고 전했다.
특히 화성·용인 등은 대규모 공급이 예정돼 있어 집주인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이른바 '역전세난' 우려가 큰 것으로 분석된다. 화성은 무려 3만1776가구가 입주를 시작하지만 멸실되는 아파트는 한 가구도 없다. 용인 김포 시흥 하남 평택 수원도 각각 8000가구 넘게 입주하지만 멸실 물량은 '0'이다. 기존 주택을 허물고 다시 짓는 서울과 달리 이들 지역은 택지지구나 신도시의 빈터에 집을 새로 짓기 때문이다.
경기도
[용환진 기자 / 추동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