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영기 제3대 금융투자협회 회장 |
오는 3일 임기가 만료되는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떠나기 직전까지 진심 어린 충고를 이어갔다. 금융투자산업에 대한 황 회장의 애착이 서려있는 마지막 당부였다.
황 회장은 2일 이임사에서 "개인적으로는 금융분야에서 일한 지난 20년을 돌아보면 회한이 많이 남는다"고 운을 뗐다. 반도체나 철강 조선 분야에서는 한국에서 세계최고 기업들이 나왔지만 금융에서는 아직 글로벌베스트 기업이 없다는 이유다. 근본적인 변화가 없다면 향후 10년, 20년이 지나도 금융산업에서는 글로벌 베스트 기업이 나오지 못할 것이라고 황 회장은 지적했다.
황 회장은 "투자자 보호, 시스템 안정성, 금융회사 건전성, 이 세 가지를 확보하기 위한 규제는 당연하고 반드시 필요하며 금융업 종사자들이 이걸 모르지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무분별한 사전 규제는 오히려 산업의 경쟁력을 뒤떨어뜨릴 수 있다"고 꼬집었다. 금융투자산업은 은행에서 거절당하는 저신용 경제주체들에게 모험자본을 공급하면서 혁신을 이끌어내고, 효율적으로 자원을 배분하는 역할을 한다. 자율과 창의라는 DNA를 가진 금융투자산업, 투자은행(IB)은 세상이 변화하게끔 돈의 흐름을 바꾸는 자극제 역할을 할 수 있고 또 해야만 한다는 얘기다.
황 회장은 "다행히도 최근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조선조 정조가 편 개혁정책 신해통공(辛亥通共)을 본따 '무술통공을 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기대가 크다"면서 " 만약 진입규제장벽 철폐로 가장 큰 금융산업인 은행업에서 새로운 경쟁이 일어난다면 이는 한국 금융업 역사상 가장 혁명적인 변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지지율이 역대 최고로 높은 정부인 만큼 개혁에는 가장 좋은 여건이라고 생각되며, 이런 혁신을 추진하는 금융위원회의 의지에 큰 박수를 보낸다고 덧붙였다.
업계에 대한 당부도 전했다. 황 회장은 "우리 금융투자업계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분투하고 있음을 정부도, 대중도, 이제는 알고 있다"면서 "그렇다 해도 고객은 냉정하기 때문에 혹시나 단기적 이익에 함몰 되서 투자자의 기대를 저버리는 경우는 없는지 시시때때로 스스로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랜 통제에 순치돼서 담너머에 대한 호기심과 도전의욕을 잃지는 않았는지도 자문해봐야 한다는 조언이다.
황 회장은 은행, 보험, 증권, 자산운용 등 거의 모든 금융업을 겪어봤지만 앞으로 가장 큰 성장 기회는 금융투자산업에 있다고 확신했다. 그는 "금융투자산업은 지도에 없던 신대륙을 찾아나서는 것이 업의 본질"이라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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