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3월 22일(14:22)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카카오 계열사들이 하나둘씩 사명을 '카카오화'하기 시작했다. 카카오 브랜드로써 통일성과 시너지를 내면서 동시에 카카오 브랜드 파워로 주식시장에서 더 좋은 밸류에이션을 받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오는 23일 국내 최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멜론'을 운영하는 로엔엔터테인먼트가 이사회에서 사명을 '카카오M'으로 변경한다. M은 음악(Music)·멜론(Melon)·영상(Media)을 의미한다.
이같은 움직임의 배경에는 카카오 공동체로서 브랜드 일관성을 높이고 동시에 카카오 브랜드 파워를 강화하기 위한 움직이라는 해석이 강하다. 특히 이번에 카카오M으로 사명을 변경하게 된 로엔엔터테인먼트도 마찬가지다. 로엔의 한 관계자는 "멜론 서비스 자체의 인지도는 매우 높지만,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인지도는 정반대"라면서 "멜론을 운영하는 지도 모르고, 카카오의 자회사라는 사실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며 속내를 털어놨다.
카카오가 100% 지분을 가지고 있는 투자자회사 케이큐브벤처스도 최근 사명을 '카카오벤처스'로 변경했다. 6년 간 케이큐브로써 투자해왔던 성과들이 희석될 우려를 무릅쓴 결정이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벤처캐피털(VC) 회사로써 투자를 할 때 케이큐브가 카카오 계열사인 걸 모르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면서 "사명 변경을 통해 카카오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면서 동시에 기존에 투자를 받은 포트폴리오사들도 반기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카카오 계열사들이 향후 기업공개(IPO) 등 엑싯(Exit·투자회수)을 고려할 때 카카오 브랜드에 힘입어 더 좋은 밸류에이션을 받기 위함이라는 의견도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사명에서 단번에 카카오 계열사라는 이미지를 받기 때문에 좀 더 주머니를 쉽게 열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올해 증시 입성을 앞두고 있는 카카오게임즈가 그 선례다. 카카오게임즈는 당초 남궁훈 대표가 이끄는 엔진이라는 게임 퍼플리싱 플랫폼 업체였다. 이를 2015년 말 카카오에서 지분을 인수하면서 동시에 남궁 대표가 카카오 게임 사업 총괄로 임명했다. 2016년 7월 엔진은 카카오게임즈로 사명을 변경했고, 빠른 성장을 이끌어내면서 2년 만에 IPO를 진행하게 됐다.
'카카오페이지'를 운영하는 포도트리,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와 증권서비스 '카카오스탁'을 운영하는 두나무도 비슷한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한 증권업계
[조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