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이더 M ◆
"엘리엇도 주주의 일원일 뿐입니다. 다른 주주들과 동일하게 대하고 설명할 예정입니다."
미국계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칼끝을 겨눈 현대차그룹 측은 차분했다. 다음주까지 예정된 해외 기업설명회(IR)에서 엘리엇을 포함한 해외 주요 기관투자가를 만나 지난달 발표한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 그들을 설득하겠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외국계 투기자본과 대결 구도로 비치는 것을 지양했다.
5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다음주까지 해외 주요 기관투자가를 만나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한 주요 내용을 설명한다.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미국에서 진행했으며, 오는 9일부터 11일까지는 유럽에서, 9일부터 12일까지는 아시아를 방문한다. 재계,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측은 엘리엇을 주주의 일원으로 다른 주주와 동등하게 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배구조 개편안 실무를 담당한 관계자는 "주주는 모두 동일하다. 국민연금도 주주고 엘리엇도 주주"라면서 "주주의 권리가 있기 때문에 회사는 그 내용을 충실히 들어야 할 의무도 있다. 특정 주주를 위해서 일할 순 없지만 모든 주주들이 원하는 사항이 있다면 조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 측은 지배구조 개편의 목적이 △현대모비스 인적분할 후 분할사업부와 현대글로비스의 합병을 통한 사업조정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던 순환출자구조 해소 △대주주(정몽구·정의선)→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로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점을 중점에 두고 설득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측은 이 같은 상황을 개편안 마련 과정에서 이미 예견하고 대응책도 마련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히려 엘리엇의 문제 제기가 외국계 투기자본과의 대결 구도로 가는 것을 극도로 꺼렸다.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 찬성 입장을 밝힌 엘리엇을 자극해서 좋을 게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다른 관계자는 "2015년 삼성물산 때는 합병 자체를 반대했지만, 이번에는 엘리엇이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자체를 반대하는 것
[조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