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두 번의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 및 미북 관계 개선 기대감이 커지면서 그 동안 북한 리스크로 한정된 시장 상승력을 보이던 수도권 북서지역이 들썩이고 있다.
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한강 이북에 위치한 수도권 서북부 지역이 남북관계 개선의 가장 큰 수혜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 동안 북한의 위협으로 저평가돼 왔던 경기도 고양시, 파주시뿐 아니라 서울 은평구 등이 대표적인 지역으로 손꼽힌다.
실제 북한 접경지역이라는 현실적 조건 때문에 투자를 꺼렸던 투자자들이 남북 화해무드 조성 이후 파주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파주 운정신도시 A공인중개사 관계자는 "경기도 파주의 민통선 내 농지와 문산읍 등 남북한을 연결하는 육로 주변은 땅값이 연초 대비 20% 넘게 올랐다"면서 "땅 주인들은 일제히 나와 있던 매물을 거둬들이고 재고로 있던 토지는 순식간에 팔리면서 '매물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파주 운정지구의 경우는 미분양 해소와 함께 집값이 7000~8000만원씩 올랐다. 2015년 11월 공급된 '힐스테이트 운정'과 '운정 센트럴푸르지오'의 전용 84㎡ 분양권은 당초 분양가보다 8000만원 안팎의 웃돈이 붙어 4억원 초·중반대에 거래되고 있다. 하락세를 걷던 파주 아파트 값도 최근 상승세로 전환하며 0.37% 올랐다.
남북정상회담 흐름과 맞물려 파주 부동산시장이 들썩이는 것처럼 일산 부동산시장에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일산 주변에 넘쳐나는 아파트 공급량을 볼 때 상승 흐름에 탄력을 받기는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지만, 오랜 시간 이어졌던 부동산 침체의 늪에서 빠져 나올 기회는 마련됐다는 평가다.
특히 남북관계 개선과 함께 대규모 교통호재가 있는 삼송지구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앞서 지난 4월 파주에서 고양시를 지나 서울역, 삼성역을 거쳐 화성 동탄까지 이어지는 GTX A노선 일부 구간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신한은행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삼송지구는 경기도 고양시 삼송동 일원 507만㎡ 면적에 주택 2만2000여 세대(5만9000여명)가 거주하는 미니 신도시다. 서울시청에서 직선거리로 약 10㎞밖에 되지 않아 사실상 서울 생활권이다. GTX A이 개통되면 삼송역에서 2정거장 떨어진 연신내역으로 이동, 환승을 통해 강남권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한 주택업계 관계자는 "남북관계 개선과 대규모 교통호재 영향으로 경기도 고양시, 파주시, 양주시와 서울 은평구 등지의 수혜가 기대된다'면서 "남북경협이 시작되면 최근 주춤한 국내 소비와 투자 심리가 살아날 경우 민간소비 및 투자 진작은 물론 국내 부동산시장 전반에 긍정적인 효과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건설업계는 이같은 시장상황에 힘입어 이달부터 수혜 예상지역에 신규 물량을 쏟아낼 예정이다.
↑ 삼송 더샵 조감도 [사진제공 = 포스코건설] |
현대건설은 은평구 응암1구역을 재개발 해 오는 7월 공급에 나설 예정이다. 총 723세대 규모의 이 단지는 지하철 3호선 녹번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고 GTX A 노선의 수혜도 예상된다. 사업지 주변에 녹번시장, NC 백화점과 이마트 은평점, 하이마트 등 생활 편의시설이 풍부하다.
[디지털뉴스국 조성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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