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의 귀환…전기·전자 업종 강세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이날까지 외국인들은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각각 3884억원, 1415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코스피와 코스닥을 동시에 사들인 것은 지난 1월 이후 처음이다.
다시 찾아온 '사자'행렬에 외국인이 가장 많이 쇼핑한 종목은 대장주 '삼성전자'다. 나흘간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1879억원어치 사들였다. 삼성전기(1778억원), LG전자(503억원)가 뒤를 따르며 외국인 매수 상위권 종목을 전기·전자업종이 차지했다.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와 액면분할로 인한 변동성으로 외국인들이 내다 팔았던 삼성전자가 액면분할 이후 안정기에 접어들면서 외국인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는 평가다. 반도체 업황이 여전히 견고할 거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반도체 부품주인 삼성전기 역시 외국인들에게 관심을 받았다. 특히 삼성전기는 반도체 부품으로 들어가는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의 판매 증가로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6배 이상 뛰었다.
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MLCC 수요는 꾸준히 오름세로 호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면서 "MLCC 가격이 상승하고 있고 스마트폰 성능향상과 통신기술발달, 자동차 전장화로 MLCC 판매도 지속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 제약·바이오 업종 저가 매수 들어간 외국인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이 장바구니에 담은 종목들은 대부분 제약·바이오업종이었다. 이달 외국인 코스닥 매수 상위 종목에는 메디톡스가 247억원으로 1위에 올랐다. 그 뒤로는 SKC코오롱PI(240억원), 바이로메드(201억원), 셀트리온헬스케어(161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코스닥을 이끌던 제약업종이 '삼바 사태(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로 동반 조정에 들어서면서 최근 한 달 새 주가가 6% 이상 내렸다. 하지만 외국인들은 이를 저가매수의 기회로 인식해 주식을 대거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옥석으로 분류된 기업들도 그동안 너무 비싸서 매수할 기회가 없었으나 이들 기업의 주가도 지난달 일부 조정되면서 지금은 저점 매수 유효구간이라 볼 수 있다"면서 "앞으로 제약바이오 섹터는 종목장으로 전환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환율 안정 전망에 '바이코리아'
환율이 안정세로 접어들고 있다는 점이 외국인들의 바이코리아 현상을 이끌어내는 데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주요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 지수는 지난달 29일 올해 들어 최고점인 94.78을 기록했다. 이후 점차 낮아지며 6일 기준 93.63로 내렸다.
다음 주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확실시되면서 정책 불확실성을 제거해 강세장을 조성했던 환경이 해소됐다는 평가도 있다. 달러 강세장이 완화되자 신흥국인 국내 시장에 투자가 늘었다는 설명이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디지털뉴스국 김제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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