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한전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84% 하락한 3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주가는 소폭 하락했으나 최근 7거래일 동안 계속 상승 마감해왔다. 한전 주가는 10월 11일 2만3850원으로 52주 최저가를 경신했다. 이후 반등하기 시작해 3분기 흑자 전환 소식 등이 힘을 보태며 이날까지 34%가량 올랐다.
특히 기관투자가와 외국인 투자자가 주가 상승을 주도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초부터 이달 11일까지 외국인은 한전 주식을 368억원어치(112만1986주)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기관도 연기금을 중심으로 1437억원어치(470만8111주) 순매수했다.
지난달부터 국제유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주가가 힘을 받기 시작했다. 최근 두 달간 국제유가가 30% 가까이 하락하면서 한전 가스발전소에 투입되는 연료비와 민자 발전사에서 구입해 오는 전력 구입비를 줄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 1달러당 연간 1140억원의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른 주원료원인 석탄 가격 또한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 글로벌 석탄 가격은 중국 자국 내 생산활동 규제 완화와 수입제한 조치 강화로 하향 안정화할 여지가 있다는 게 증권사들 관측이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에너지 원료 가격의 하향 안정화는 한전 이익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며 "호주 연료탄 기준 내년 평균 석탄 가격은 기존 t당 92달러에서 89달러로 하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부터 원자력발전소 이용률이 올해보다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도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한국수력원자력 정비일정 기준에 따르면 내년 원전 이용률은 91%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강화된 원자력안전위원회의 기준을 고려하면 정비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11월 당시 올해 예상 원전 이용률이 80%였으나 올해 원전 설비 이용률은 67% 수준이다.
황 연구원은 "올해 원전 설비 이용률을 고려하면 내년 원전 이용률을 보수적으로 계산해도 올해보다 약 13% 늘어난 80%에 달할 것"이라며 "원전 가동률 1%당 전력 구입량이 1.7%씩 줄어들어 연간 영업이익이 2572억원 증가하는 요인이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에는 여당에서 전기요금을 글로벌 스탠더드 수준까지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힘을 보태기도 했다.
세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던 영업이익이 지난 3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한 데다 유가 하락 등으로 내년도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전은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1294억원, 당기순손실 1조3468억원을 기록해 적자 전환한 이후 세 분기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3분기 전기사용량이 늘어나는 여름철의 계절적 요인으로 실적이 좋은 데다 판매단가와 판매량 증가 등이 영향을 미치면서 흑자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당분간 적자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내년부터는 실적 개선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에프앤가이드의 증권사 3사 이상 추정치 평균에 따르면 4분기 한전의 예상 매출액은 15조5252억원이며 영업손실은 7501억원을 기록해 올해 연간 실적으로는 적자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한전의 올해 예상 매출액은 60조8416억원으로 전년 대비 1.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02% 하락해 -1163억원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부터는 실적 개선세가 본격화돼 예상 매출액이 전년 대비 3.1% 상승한 62조7052억원, 영업이익은 2조9444억원을 올려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한전이 2019년에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5% 정도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주가 상승폭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에너
백 연구원은 "한전이 신재생에너지에 본격적으로 투자한다면 전기요금의 구조적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면서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기 위한 정책 변화에 중장기적으로 주목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조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