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9.44포인트(1.95%) 상승한 2064.71로 마감했다. 기관의 프로그램 매수세가 시장에 유입되며 시총 상위주 주가가 뛴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반도체주 상승세가 돋보였다. 삼성전자는 3.94%, SK하이닉스는 7.43% 각각 주가가 올랐다. 현대차와 포스코 주가 역시 각각 2.93%, 4.07% 뛰었다. 이날 코스닥 역시 전 거래일 대비 11.25포인트(1.68%) 상승한 679.74를 기록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이날 증시에서 각각 4109억원, 1440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중국과 협상에 나선 미국이 연이어 시장에 우호적인 발언을 하자 한국 주식시장에도 화색이 돌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낙관적인 태도를 보인 데 이어 협상을 마무리 지은 미국 측 대표단 역시 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박희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 선물 매수와 기관의 프로그램 매수가 이어지며 시총 상위주가 올랐다"면서 "미국과 중국 간 협상에서 긍정적인 신호가 나오자 그동안 무역전쟁으로 인해 주가가 크게 빠졌던 IT와 철강, 소재 업종이 강한 반등을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크게 오른 점도 눈길을 끌었다. 전날 반도체 경기 둔화로 실적이 시장 예상을 크게 하회했지만 오히려 반등했기 때문이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3만9600원을 기록하며 4만원대 재진입을 눈앞에 뒀다. 반도체주 주가가 그동안 크게 떨어진 만큼 실적 확인이 오히려 불확실성을 제거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그간 반도체주 하락이 과도했다. 반발 심리가 나타나는 것"이라며 "시장에서는 이번 실적 발표가 오히려 불확실성이 줄었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아직 '대세 반등'으로 보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글로벌 경기 하강과 기업 실적 악화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는 이유에서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한국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이 중국에 1차로 부과한 관세만 해도 경기에 미치는 악영향이 크다"며 "워낙 한국 기업 주가가 떨어져 있는 만큼 이슈에 따라 변동성이 큰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정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