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순위 평균 11대 1의 높은 경쟁률로 마감했던 서울시 서대문구 홍제동 '홍제역 해링턴 플레이스' 미계약분 무순위 청약 물량이 174가구로 집계됐다. 일반 공급 물량 419가구 대비 41%로 특별공급을 제외한 1순위 청약 가구수(263가구)으로 좁히면 무려 66%가 잔여 가구로 쏟아진 셈이다.
11일 홍제역 해링턴 플레이스는 무순위 청약(사후접수) 입주자 모집공고를 내 16일 인터넷 청약을 시작으로 22일 당첨자를 발표한다고 밝혔다.
개편된 청약제도로 실시되는 무순위 청약은 당첨자 및 예비당첨자에 대한 정당계약을 실시한 뒤 부적격 청약자 및 미계약 물량에 대해 진행된다.
잔여가구 주택형별로 살펴보면 실거주 선호도가 높은 전용 84㎡가 143가구로 상당수를 차지했다. 이어 전용 59㎡ 20가구, 전용 48㎡ 7가구, 전용 114㎡4가구 순이다.
잔여가구 물량이 전체 일반분양 물량의 절반이 넘은 이번 결과에 대해 시장에서는 의외라는 반응이다. 해당 단지는 지하철 3호선 도보 3분거리에 위치한 초역세권 단지인데다 종로·광화문 등 강북권 업무지구와 10분거리로 입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실제 2월 진행한 1순위 청약에서도 최고 경쟁률 57대1로 전 주택형이 1순위에 마감되며 가라앉은 부동산 경기에도 불구하고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역세권 불패공식을 입증하며 좋은 성적을 거둔 홍제역 해링턴 플레이스에서 100가구가 넘는 잔여가구가 쏟아졌다는 점은 시장에서도 충격으로 받아들여진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일단 당첨부터 되고 생각하자는 '무조건 청약족'이 많았고 실제 대출규제 등으로 현금 조달이 어려웠던 당첨자들도 상당수 존재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해당 단지 전용 84㎡의 경우 분양가가 9억원이 되지 않아 중도금 대출이 되지만 계약금 등 최소한 2억원 가량이 필요하다. 예상보다 높은 분양가가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해당 단지는 3.3㎡당 평균 분양가가 2469만원이다. 최근에 조정기에 들어간 서울 아파트 시장 흐름을 반영했을 때 상대적으로 부담이 됐다는 것이다. 한 청약 포기자는 "주변 단지 거래가 최근에 거의 없는 상황에서 신규 분양 단지의 분양가가 적절한지 고민을 많이 했다"며 "향후 부동산 시장의 불예측성이 큰 만큼 깊은 고민끝에 포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청약 시장의 미계약 물량 확대 움직임은 최근에 조금씩 관측된바 있다.
비슷한 시기에 분양했던 2월말 서울시 노원구 공릉동 '태릉 해링턴 플레이스' 역시 잔여가구가 62가구에 달해 미계약분 추첨에 나섰다. 일반분양물량(560가구) 대비 11% 수준이었다. 해당 단지는 3.3㎡당 1898만원이라는 저렴한 분양가를 경쟁력으로 내세워 1순위 청약 결과 평균 12.4대1의 높은 경쟁률로
해당 지역 한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최근 예측이 어려운 부동산 시장 상황으로 인해 투자자들이 대거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실제 계약자 숫자가 많이 줄어들었다"며 "앞으로도 청약 경쟁률과 실제 계약자 비율과의 괴리가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고 밝혔다.
[추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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