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협녀’의 이병헌 |
순제작비 90억원짜리 ‘협녀’는 이병헌 스캔들로 인해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병헌, 전도연, 김고은이 주연한 이 영화는 2013년 9월부터 2014년 2월까지 촬영 했다. 작년 연말 개봉을 목표로 후반작업이 한창이던때 이병헌 스캔들이 터졌다. 통편집이 가능한 방송과 달리 영화는 주연 배우의 장면을 통째로 드러낼 수 없다. 결국 ‘협녀’ 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는 개봉을 이듬해로 미뤘다.
‘뷰티 인사이드’는 개봉 전부터 네티즌들의 ‘평점 테러’에 시달리고 있다. ‘평점 테러’는 네티즌들이 악의적으로 별 1개를 던져 평점을 떨어뜨리는 행위다. 네이버에서 ‘뷰티 인사이드’의 평점 평균은 4.77점(999명 참여). 최하점인 별 1개를 준 의견이 줄을 잇는다. 대부분 지난해 9월에서 올 초에 작성된 글들이다. 당시 한효주는 남동생이 군 부대내 가혹행위의 가해자로 지목돼 곤혹을 겪었다. 인터넷에선 ‘광고 퇴출’ 운동까지 일어났다. 올 초 그가 주연한 영화 ‘쎄시봉’도 평점 테러를 당했다. 영화를 본 관람객의 평은 8.02로 높았지만, 네티즌의 점수는 5.99였다. 인터넷상 부정적 여론이 반영된 결과다.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13년 영화소비 보고서’를 보면, 영화 선정시 고려 요인(복수 응답)은 내용·줄거리가 93.1%로 가장 많았고, 장르(86.0%), 배우(78.7%), 주변인 평가(72.9%)순이었다. 배우가 세번째로 중요한 요소였다. 스캔들이 각인된 관객 입장에선 그 배우가 맡은 역할에 몰입이 안될 가능성이 크다.
스캔들이 터지면 홍보 기능이 마비되는 것도 문제다. 영화는 홍보·마케팅비가 영화 제작비의 3분의 1까지 차지할 정도로 이미지 어필이 중요하다. 하지만 배우의 스캔들이 발생하면, 영화의 메시지가 스캔들에 가려진다. 지난해 8월 송혜교 주연의 ‘두근두근 내인생’이 개봉을 앞두고 송혜교 탈세 사건이 터졌다. 당시 언론시사회 직후 기자회견은 탈세 얘기로 도배됐었다.
익명의 영화홍보사 관계자는 “개봉 앞두고 여론 자체가 안좋으면 제작사가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잘 들리지도 않고 공감을 얻기 힘들다”고 했다.
영화의 완성도만 훌륭하다면 스캔들의 위력은 미미하다는 의견도 있다. 영화는 스텝 수백명 노력의 총합이기 때문에 배우 한 명의 사적인 문제가 영화 전체의 완성도를 흔들지 못한다는 것.
아지트 필름의 황근하 대표는 “일반 관객들은 특정 배우의 팬클럽이 아니기 때문에 영화가 재미있으면 본다”면서 “두 작품 모두 완성도가 기대되는 작품”이라고 했다.
배우 리스크를 사전에 막을 방법은 없을까. 제작사는 계약서에 배우가 사회적 물
10년차 영화 제작 PD는 “배우와 계속 일을 해야하는데 손해배상을 요구할 수는 없다”면서 “배우들이 공인으로서 투철한 책임감을 갖고 신중하게 행동하기를 바랄 뿐”이라고 했다.
[이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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