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울림의공간-제주환상, 103x145cm, 한지 아크릴 |
어느 새 제주 사람이 된 그는 화폭에 ‘어울림’이라는 화두를 풀어놓고 있다.
제주라는 대자연에서 무수한 동식물과 생명체를 알게 된 그는 인간 내면의 불안함과 우울함에 탐닉하던 시대에서 한 발 나아간다. 개별적인 생명의 존재를 기존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된 것이다. “그들(동식물들)과 나와의 존재 가치가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됐어요.” 2005년 달라진 인식으로 탄생한 것이 ‘어울림의 공간’ 연작이다. 어울림의 세계란 서로 상대를 이해하고 존중해야 가능한 세계다. 그러다 시간이 흘러 공간의 개념마저 없어졌다. 바다에 살고 있는 고래가 파란 하늘을 자유자재로 날고 있고, 인간이 바다의 심연에서 헤엄치는 모습은 바로 공간의 개념마저도 허물어진 환상의 세계다. ‘어울림의 공간-제주 환상’ 시리즈가 탄생한 배경이다.
작가는 “이번 전시는 서귀포에 정착한 지 15년 만에 제주 주민에게 정식으로 내 예술을 소개하는 자리”라며 “보여줄 만한 것은 다 던졌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추계예대에서 동양화를 전공한 작가는 한지를 겹겹이 붙인 장지에 아크릴 물감으로 붓질한다. 전복 껍데기에 그린 그림도 있다. 최근작은 점묘법이 도드라진다. 전시는 26일까지. (064)760-3341
[이향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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