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렷한 직업이 없는 저소득층에게는 적은 금액이라도 대출 문턱이 한없이 높은게 현실입니다.
그런데 서울의 한 쪽방촌 주민들은 조합을 만들어 저리로 대출을 해준다는데요.
이들을 최인제 기자가 직접 만나봤습니다.
【 기자 】
3년 넘게 쪽방촌에서 지낸 54살 차재설 씨.
비좁은 공간보다 차 씨를 괴롭히는 건 모두 빠져버린 윗니입니다.
치과 치료를 위해선 200만 원이 필요하지만 엄두도 못 내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차재설 / 쪽방촌 생활자
- "윗니가 모두 빠져서 보건소에서 도와주는 것도 200만 원 들어간다고 합니다. 4개는 심을 박아야 합니다."
이런 차 씨에게도 희망이 생겼습니다.
지난 2010년에 출범한 쪽방촌 공제협동조합에서 대출이 가능해 진 것입니다.
쪽방촌 주민은 매달 만 원 씩만 내면 6개월 뒤 2%의 저리로 50만 원까지 빌릴 수 있습니다.
▶ 인터뷰 : 이태헌 / 공제협동조합 이사장
- "대출받아서 고구마 장사로 돈도 벌기도 하고, 정릉으로 대출받아 나가신 분도 있습니다."
이렇게 모인 조합비는 3천6백만 원.
그동안 150건, 3천1백만 원을 대출했지만 상환율은 70%를 넘어섰습니다.
▶ 스탠딩 : 최인제 / 기자
- "공제협동조합의 대출신청서입니다. 지난 8월 10만 원을 대출한 김 모 씨는 한 달 만에 이자 2천 원을 내고 모두 상환을 마쳤습니다."
정부가, 은행이 못 하는 일을 스스로 해낸 쪽방촌 주민들.
지금부터라도 이들에게 금융의 문턱을 낮춰 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입니다.
MBN뉴스 최인제입니다. [ copus@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