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월세 대책이 발표되고 나서 임대차 시장이 오히려 술렁이고 있습니다.
특히, 세금 없이 월세를 받고 생활하던 다가구주택 집주인들이 세금폭탄을 맞게 됐습니다.
월세 대책의 부작용을 안보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월 150만 원의 임대 소득으로 생계를 꾸리고 있는 이 모 씨.
정부가 전세 대신 월세 세입자를 지원하겠다고 나서면서 걱정이 태산 같습니다.
취업준비 중인 아들까지 세 식구가 함께 살기도 빠듯한데 이젠 세금까지 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이 모 씨 / 임대사업자
- "특별한 소득이 없고…가뜩이나 월세는 공실률이 많아서 월세(소득) 자체가 줄었는데…."
이 씨가 한 해 동안 벌어들인 소득은 1,800만 원.
지금까진 모두 생활비로 썼지만, 올해부턴 필요 경비를 제외하고 14%에 해당하는 90만 원 정도를 세금으로 내야 합니다.
더욱이 세입자가 연말정산을 할 때 월세 소득공제를 신청하면 수입이 고스란히 노출돼 세금을 피할 수도 없습니다.
이 씨 같은 집주인들은 결국 아예 집을 팔아야 할지, 월세를 전세로 바꿔야 할지 고민에 빠졌습니다.
▶ 인터뷰 : 지하식 / 세무사
- "세금을 부담하고 있지 않았던 집주인들께서 어떻게 되느냐에 대해서 종종 질문을 해오는…."
더 큰 문제는 이런 세금 부담이 고스란히 세입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것.
▶ 인터뷰 : 박합수 / KB국민은행 부동산팀장
- "집 소유자는 그동안 내야 함에도 불구하고 내지 않던 세금을 내는 상황이 됩니다. 월세는 당연히 올라가서…."
치솟는 전셋값에 월세로 밀려난 서민들을 돕겠다고 나선 정부, 하지만 오히려 월세 인상을 부추겨 세입자에게 더 큰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MBN뉴스 안보람입니다.
영상취재 : 임채웅·배병민 기자
영상편집 : 김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