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로화와 엔화 약세, 픽업시장 증가 등 3중고로 미국시장에서 미국과 일본, 유럽 업체의 협공이 예상된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만의 강점을 살리고 과감한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미국 방문길에 올랐다. 올해 첫 해외 현장경영의 무대로 미국을 선택한 것이다. 그만큼 미국시장이 올해 현대·기아차에 가장 중요하면서도 난관이 예상되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24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이날 미국행 비행기에 올라 4박 5일간 현대·기아차 미국 판매법인과 생산법인을 방문해 미국 생산 판매 전략을 점검한다.
정 회장은 방미 기간 중 현대차 앨라배마공장과 기아차 조지아공장을 차례로 방문해 생산품질을 집중 점검하며 기아차 멕시코 신공장 건설 현장을 찾을 예정이다.
정 회장은 이번 미국 방문에서 품질 최우선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지난해 연말 생산을 시작한 신형 쏘렌토의 양산 품질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올 하반기 생산 예정인 신형 K5와 신형 아반떼의 철저한 생산 준비와 품질 확보를 당부할 방침이다.
정 회장은 “고객을 만족시키는 최선의 해답은 품질”이라며 “미국시장에서 현대·기아차가 경쟁사들을 압도하는 최고 수준의 품질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는 주문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올해 신차들은 양산 전 시험생산 단계부터 철저하게 준비하고, 특히 협력사들의 품질 경쟁력 확보를 위해 노력을 기울일 것”을 당부할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는 지난해 미국시장에서 72만6000대, 기아차는 58만대를 각각 판매했으며 올해는 작년보다 8% 증가한 141만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신흥시장이 부진을 겪는 것과 달리 미국시장은 중국과 함께 자동차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글로벌 업체간의 최대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현대·기아차의 상황은 녹록치않다. 올해 미국 시장에서 유로 및 엔화 약세와 픽업트럭 시장 증가, 제품 라인업 부족 등 3중고를 겪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유가 하락으로 미국의 자동차 수요가 대형 SUV와 픽업트럭으로 옮겨가고 있지만, 현대·기아차는 승용차 중심의 라인업을 갖춰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 업체들은 픽업트럭을 앞세워 승승장구하고 있으며 일본업체들은 엔저를 바탕으로 인센티브 공세를 펼치며 점유율을 늘려나가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8.3%에 달했으나 올해 1월에는 1년여만에 최저치인 7.2%까지 내려왔다가 2월 7.7%로 반등했다.
정 회장이 미국을 찾은 것도 이 같은 어려운 시장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정 회장은 미국 현지 임직원들에게 “과감한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고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신차를 활용해 미국에서 성장세를 보이는 SUV에서 반전의 기회를 잡고, 승용차에서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전략으로 어려움을 극복해야 한다”고
기아차도 1월 출시한 쏘렌토와 함께 카니발 판촉을 강화하고 있으며 4분기에는 신형 K5를 출시해 점유율 확대를 노릴 예정이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