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채모씨(48)는 얼마 전부터 항문이 가려워 고생하고 있다. 심할때는 사무실 의자에 가만히 앉아있을 경우에도 가려움증이 나타나 곤혹스러운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채씨는 밤에도 증상이 악화되어 편히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다. 그는 결국 병원을 찾아 항문소양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항문소양증은 항문 주변이 불쾌하게 가렵거나 화끈거리는 질환을 말한다. 항문과 항문 주변에는 신경이 많이 분포되어 있어 매우 예민한 곳이지만 습해서 세균들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 특히 장마철에는 땀이 많아지고 항문 주변의 습도가 올라가 세균번식이 3배이상 늘어 항문소양증이 심해진다.
항문소양증을 앓고 있는 환자는 약 11만명으로 추산되며 주로 40대 이상의 남성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항문소양증은 일시적으로 가려울 수있지만 가려움증이 계속 나타난다면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가렵다고 계속 긁다보면 상처가 생기거나 덧나면 염증이 생겨 증상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
항문소양증 원인은 피부염에 의해 생기기도 하지만 치핵 및 치루와 같은 항문질환과 설사가 주된 원인이다. 항문이 탈출돼 있는 치질은 항문내 점액질이 흘러나와 주변 피부를 자극하고 이는 결국 피부감염과 소양증으로 이어진다. 이 때문에 항문소양증이 심하면 한번쯤 치질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항문 주변을 항상 깨끗하게 유지해야 하지만 지나친 청결은 오히려 항문소양증을 유발할 수 있다. 항문 세척시 가능한한 물로 씻고 비누를 사용하지 않는 것을 권장하며 향이 포함된 스프레이나 탈취제를 항문에 뿌리지 말아야 한다.
대장항문 소화기질환 전문의료기관인 서울양병원 양형규 원장은“항문소양증은 치질과 같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있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불편함이 커지면 부끄럽다고 참지말고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항문소양증의 가려움증은 초기에 항문 주변에서 시작되지만 범위가 점차 넓어지면 간혹 분비물이 속옷에 묻어나는 경우도 있다.
항문소양증을 예방하려면 배변 후 마른 휴지로 문지르며 닦지 말고 물을 묻혀 젖은 화장지로 항문 부위를 부드럽게 닦는 것이 좋다. 항문을 자극하는 매운 양념이 많이들어간 음식, 커피(디카페인 포함), 탄산음료, 우유, 주류, 초콜릿, 감귤류, 비타민C정 등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좋지 않다.
외과전문 민병원 성종제 원장은 “항문소양증은 특정 질환으로 인한 증상이 아니라면 연고나 크림을 처방해 치료한다”며 “연고 및 로션 종류가 매우 다양하고 환자 상태에 따라 처방이 다를 수 있어 전문의와 상담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간혹 증상이 생겼을 때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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