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출신 복지부차관 추진에 한의사들 반대 목소리

메르스사태와 관련해 복수차관제 도입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대한한의사협회가 메르스사태에 대한 진상조사부터 실시해 제2의 메르스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대한한의사협회(회장 김필건)는 22일 ‘보건복지부 복수차관제 도입 왜 필요한가’를 주제로 열린 국회정책포럼과 관련해 “복수차관제 도입에 대한 논의는 메르스 사태에 대한 책임소재 파악 등 정확한 진상조사가 선행된 이후에 논의해도 결코 늦지 않다”고 22일 밝혔다.
한의협은 대한의사협회의 주장과 배치돼 귀추가 주목된다. 대한의사협회는 그동안 비전문가 장관과 차관 때문에 이번 메르스 사태의 신속한 대응이 불가능했다며 의사 출신의 보건복지부장관, 차관과 청와대 보건의료수석 임명 등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혀왔다.
한의협은 “이번 메르스 사태를 일선에서 진두지휘한 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과 질병관리본부의 본부장 및 주요 센터장들이 모두 양의사 출신인 것에 대해서는 목소리를 아끼고 있다”며 “이번 사태는 보건복지부 장관과 차관의 문제라기보다는 실무책임자 자리에 있는 양의사 출신 공무원들의 문제이며, 따라서 복수차관제를 통한 전문성 강화를 논의하기 이전에 전문성을 발휘하라고 임명한 양의사 출신 실무담당자들이 정말 제 역할을 했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보건의료계 일각에서는 질병관리본부를 중심으로 한 방역 당국이 메르스 환자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으며,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는 상황에서 허술한 역학조사와 부실한 관리로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의협은 이어 “2주일 이상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고 있지만 아직 메르스가 끝난 것은 아니다”라며 “현 시점에서 가장 시급하게 이뤄져야 할 것은 보건복지부에 복수차관제를 도입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결코 아니라 이번 메르스 사태에 대한 냉정한 평가와 분석임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