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를 통해 경영권 분쟁을 일단락 지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국내에 이어 해외 현장 경영으로 보폭을 넓혔다.
형제간 경영권 분쟁으로 어수선했던 그룹을 하루빨리 정상화 시키고 롯데그룹의 원톱 체제(단일 리더)가 공고하다는 사실을 대내외에 적극 알리려는 경영 행보로 풀이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4일 말레이시아 조호바루 지역에서 개최된 롯데케미칼의 합성고무(BR·용어설명) 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 이 공장을 통해 롯데케미칼은 1976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합성고무 사업에 진출하게 됐다. 이날 준공된 롯데케미칼 공장은 연산 5만톤에 달하는 생산능력을 갖췄으며 오는 2017년 연산 7만2000톤으로 생산설비를 증설할 예정이다. 롯데케미칼은 합작회사인 일본의 우베그룹, 미쓰비시상사와 총 1억3000만달러의 사업비를 투입했고 향후 증설계획에 따라 추가로 투자에 나설 예정이다. 신동빈 회장은 이날 준공식에 참석해 “롯데그룹은 석유화학업계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투자를 지속해 왔다”며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글로벌 성장을 지속하기 위한 로드맵을 가속화 해 나갈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롯데케미칼은 1990년 당시 신동빈 회장이 한국롯데 경영에 처음으로 참여하면서 몸담았던 호남석유화학의 후신이며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는 계열회사로 알려져 있다. 신 회장은 이어 준공식이 끝난 후 합작회사인 우베그룹 다케시타 미치오 회장, 미츠비씨상사 미야우치 다카히사 대표(화학사업), 말레이시아 조호바루주의 다또 모하마드 칼릿노르딘 수상,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 등을 만나 향후 계획을 논의하는 등 활발하게 해외 현장 경영 행보를 펼쳤다.
앞서 신동빈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을 마치고 지난 20일 귀국한 이후 쉬지 않고 바로 다음날부터 국내외 사업을 챙기며 현장경영 강행군을 펼치고 있다. 귀국 직후 신 회장은 첫 일정으로 충남 서산에 위치한 롯데케미칼과 현대케미칼 대산공장을 방문해 유통(롯데쇼핑·홈쇼핑)과 함께 그룹의 양대축으로 성장한 석유화학 사업에 대해 큰 관심을 표명했다. 현대케미칼은 지난해 5월 롯데케미칼과 현대오일뱅크가 4대 6의 비율로 출자해 설립되었으며, 총 투자비 1조2000억원을 투입해 2016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생산설비를 건설 중이다. 현대케미칼 대산공장이 완공되면 하루 11만 배럴의 콘덴세이트(천연가스에서 나오는 휘발성 액체 탄화수소)를 정제해 혼합자일렌과 경질납사를 각각 연간 100만 톤씩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이날 말레이시아 공장을 준공한 롯데케미칼은 이탈리아 베르살리스와 합작사업으로 진행 중인 특수고무 합작사업이 본격적으로 실시되는 2017년에는 국내외에서 다양한 합성고무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롯데케미칼은 이같은 합작사업을 통
■<용어설명>
▷ 합성고무( BR) = 천연고무에 비해 내열성, 내마모성, 내수성 등이 우수하여 타이어, 내충격성 폴리스티렌 등으로 사용되며 향후 성장이 예상되는 고기능성 소재다.
[김주영 기자 / 채수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