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이 지난해 8조원의 기술 수출로 바이오코리아를 알린 이후 올초 국내 바이오시밀러 업체들이 바통을 이어받아 세계시장 공략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유럽 시장에서 허가를 받은데 이어 바이오시밀러 사업에 한발 앞서 뛰어든 셀트리온도 미국 시장 첫 진출 여부가 조만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은 미국식품의약국(FDA)이 2월 9일(현지시간) 관절염 자문위원회를 개최해 램시마를 안건으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18일 밝혔다. 독립된 기구인 자문위원회는 FDA가 심사 중인 의약품의 품질·안전성·경제성 등에 대해 종합적인 의견을 제공한다. 지난해 3월에도 자문위원회가 열릴 예정이었으나 자료 보충 등을 이유로 연기된 적이 있다. 자문위원회는 FDA의 허가 여부 자체를 직접 결정하지는 않지만 FDA의 판단에 큰 영향을 끼친다.
램시마의 오리지널의약품 ‘레미케이드’(성분명 인플릭시맙)는 2014년 세계 시장에서 98억8500만 달러(약 12조원)의 매출을 기록한 블록버스터 항체의약품이다. 램시마는 FDA에 허가 신청을 낸 최초의 항체 의약품 바이오시밀러다. 램시마는 유럽의약품청(EMA)을 비롯한 세계 60여 개국에서 허가 받아서 사용되고 있다.
그동안 유럽은 바이오시밀러를 다수 허가하며 오리지널 약가 인하 등에 적극 나서왔다. 현재 바이오시밀러 20여종이 허가됐다. 하지만 유럽의 의약품 시장의 규모는 미국의 절반 정도에 그친다. 그동안 미국은 자국 산업의 보호 등의 이유로 바이오시밀러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하지만 오바마케어의 일환으로 최근 그 벽이 무너지고 있다.
지난 2014년 최초로 노바티스 계열사인 산도스의 바이오시밀러가 허가 신청을 받았다. FDA가 세부시행안을 만드는데만 2년이 소요됐고, 허가 이후에도 오리지널 회사와 특허 소송으로 판매는 지난해 9월에야 가능해졌다. 작시오에 이어 셀트리온의 렘시마가 두번째로 허가를 신청했고 아포텍스의 지속성호중구 감소지료제 뉴펙 등이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최근 바이오시밀러에 시장을 잠식 당할 위기에 처한 미국 회사들도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고 있다. 미국의 암젠이 대표적인 사례다.
업계는 램시마가 항체의약품의 바이오시밀러로는 FDA 허가신청 접수 첫 사례인 만큼 자문위원회의 의견을 청취하는 절차를 거칠 것으로 짐작해왔다. 램시마는 이미 유럽을 비롯한 많은 국가에서 허가받아 사용되고 있는 만큼 FDA는 이번 자문위원회를 통해 허가 여부 뿐 아니라 허가 적응증의 범위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폭넓게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램시마의 오리지날 제품은 2014년 미국에서 45억달러(약 5조4400억원), 세계 시장에서 98억8500만달러(약 12조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세계 판매 상위권을 차지하는 블록버스터 항체의약품이다. 특히 미국은 전세계 항체의약품 시장의 약 50%를 점유하고 있어 최초의 항체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의 승인 여부가 미국 의약품 시장의 판도를 가늠하는 주요 이슈로 주목 받아왔다.
항체바이오의약품에 대한 바이오시밀러 허가를 위한 위원회 개최는 미국에서 최초다. 항체는 특정한 분자에 달라붙는 성질을 가진 단백질로 주로 외부에서 침입한 물질이나 병원균의 표면에 붙어 면역반응이 일어나도록 한다. 자가 면역을 일으키는 물질이나 암세포 등에 달라붙는 특성을 가진 항체 종류를 골라내어 생산한다. 따라서 분자의 크기가 커 제조 등의 과정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국내업체들이 바이오시밀러에서 강점을 보이며 바이오신약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 것은 바이오시밀러가 제조업과 유사한 점이 많기 때문이다. 대규모 투자와 R&D 생산능력을 갖추고 다른 업체에 비해 보다 빠르게 허가를 받는 것이 바이오시밀러의 경쟁력이다. 삼성은 향후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통해 제품을 생산할 수 있고, 셀트리온은 대규모 생산 시설까지 이미 갖추고 있다. 대규모 설비는 생산단가를 낮출수 있어 향후 절대적인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이정규 브릿지바이오 대표는 “자문위원회 개최 자체가 승인에 대한 전망을 밝게 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위원회를 열어 의견을 들어볼 정도의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최근 산도스의 경우는 위원회 이후 허가를 받았지만 바이오마린이라는 회사는 위원회 이후 미허가 결정이 난 만큼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셀트리온은 전 거래일보다 1만7500원(17.64%) 오른 11만6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사상 최고가로 미국 허가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것으로 풀이된다. 시가총액도 13조원을 넘어섰다.
[이동인 기자 /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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