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한진그룹에 따르면 조양호 회장은 기념행사나 별도의 취임사 없이 취임 2주년을 맞았다. 조 회장은 지난 22일 채권단에 자율협약을 신청하면서 사실상 2년도 채우지 못하고 경영권을 포기한 상태다. 취임 당시 자신감에 넘치던 조 회장의 한진해운 관련 태도는 시간이 지날 수록 자신감을 잃어갔던 것으로 나타났다.
조 회장은 2년 전 취임사를 통해 “경영정상화 노력을 차질없이 수행하고 한진그룹 계열사의 일원으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면 초일류 해운기업으로 재도약할 것”이라며 “한진그룹의 인적·물적 자원을 회사에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조 회장과 한진그룹에 있어서 한진해운은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한진그룹 창업주인 조중훈 회장은 소년시절부터 해운왕을 꿈꿔왔고, 한진해운이 대한민국 1호 선사로 설립되며 그 꿈을 이루게 해준 회사이기 때문이다. 조중훈 회장의 장남인 조양호 회장 역시 최근 한진그룹 70주년을 기념해 발간한 책을 통해 “한진그룹은 한진해운 없이 존재할 수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진해운 경영권을 맡은 이후 조양호 회장은 “흑자로 돌아설 때까지 연봉을 받지 않겠다”며 보수없이 경영에 나섰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취임 후 1년이 지나 한진해운 창립기념식에서 밝힌 그의 기념사는 상당히 달라졌다..
당시 조 회장은 “현재 경영환경 속에서 창업 역사가 앞으로의 생존과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며 “지금까지 관행은 모두 잊고 모든 업무에 의문을 갖고 원점에서 재검토하자”고 말했다.
2014년 취임 당시했던 흑자전환 약속에 대한 재확인이나 밝은 미래에 대한 약속은 없었다. 취임 2주년엔 아예 한진해운과 조 회장은 ‘침묵’으로 현재 상황을 대변하고 있다.
다만 최근 2년간 실적면에서 보면 조 회장의 한진해운은 나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2010년부터 취임 직전해인 2013년까진 지속적으로 증가해 9조 9023억원에 달하던 부채는 2014년 7조 7378억원으로 줄었다. 지난해엔 6조 6402억원까지 낮췄다. 자산과 매출액도 줄긴했으나 당기순이익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한진해운은 산업은행에 제출해야 할 자율협약신청 보완서류(용선료 협상 계획 등)를 내달 2일 제출할 계획이다.
한편 한진해운발 위기감이 커지며 조양호 회장은 당초 예정됐던 다음달 1일 박근혜 대통령 이란 방문 일정에도 불참한다.
이날 한진그룹 고위 관계자는 “내주 한진해운 자율협약 신청서 보완책 마
당초 조 회장은 최태원 SK 회장, 허창수 GS 회장, 구자열 LS 회장 등 대기업 총수들과 경제사절단 일원으로 이란에 방문할 예정이었다.
[윤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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