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부터 12세 여학생을 대상으로 한 자궁경부암 백신 무료 접종이 시작됐지만 백신 접종을 위해 병원을 찾는 사람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무료 접종 시행에 맞춰 SNS를 통해 ‘백신 괴담’이 전파되는 등 백신 부작용 등에 대한 오해와 불안감이 해소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구글에 대표적인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인 MSD의 ‘가다실’을 입력하면 연관 검색어로 가장 먼저 뜨는 단어는 ‘부작용’이다. 그만큼 부작용에 대한 공포가 만연돼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최근에는 SNS를 통해 확인되지 않은 백신부작용 사례들이 퍼지고 있어 공포감을 키우고 있다.
현재 SNS를 통해 돌고 있는 ‘백신 괴담’ 사례들은 ▲HPV 백신을 맞고 5일 만에 사망한 영국 13세 소녀 ▲백신 접종 후 걷지 못하게 된 뉴질랜드 12살 소녀 ▲임신할 수 없는 몸이 되버린 미국 자매 등이다.
한 온라인 매체는 영국의 데일리메일(Dailymail)이라는 매체를 인용해 영국 북서부 그레이터 맨체스터주에 살던 13살의 쉐즐 자만(Shazel Zaman)이 지난 4월 13일 학교에서 HPV 백신을 맞은 뒤 5일만에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괴담과 함께 불안감이 확산되는데도 정부와 제약사는 뚜렷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 못하고 있다.
전날 국회에서 ‘백신 괴담’으로 인한 불안감 해소 대책을 묻는 질문에 정진엽 복지부 장관은 “이미 그런 부작용이 백신 때문이 아닌 점이 모두 다 해명됐고, 60개 이상 국가에서 자궁경부암 백신을 사용하고 있다”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 했다. 가다실을 생산하는 MSD측 역시 “현재 여러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지방 교육청의 입장 차이도 불안감을 부추기고 있다. 정부는 이것을 국가 예방 접종 사업으로 진행하고 있지만 전북교육청은 일률적인 예방접종에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학부모들은 선택권은 보장하지만 일률적인 접종은 반대한다”고 밝혔다.
학부모들도 고민에 빠졌다. 일부 학부모들은 지난 21일 ‘자궁경부암 백신 무료접종 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로 번개모임을 하는 등 스스로 해법을 찾기 위해 나서기도 했다.
중학교 1학년 딸을 둔 성형외과 의사 이진수(43)씨는 “의사인 나도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이 되는데 다른
[김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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