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선풍기 1위업체인 신일산업의 천안공장. 이 회사는 요즘 컨베이어벨트 3개를 풀가동하면서 하루 4000대가 넘는 선풍기를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완제품 재고가 전혀 없이 모두 소진된 상태다. 재고랄것도 없이 선풍기가 생산되자마자 전국유통망으로 배달되고 있는 것. 판매량이 예상치를 넘어가면서 당초 7월까지만 생산하기로 했던 선풍기를 급기야 이달까지 연장생산하고 있다.
지난달 선풍기가 50만대 이상 팔리면서 전년 동월 33만대 대비 50% 가까이 판매량이 늘었다. 올해 전체 판매량도 145만대에 이르면서 최근 10년간 최대치에 이를 전망이다. 신일산업 관계자는 “폭염 탓에 선풍기 판매량이 크게 늘면서 이례적으로 8월까지 공장에서 선풍기를 생산하는 등 폭염특수를 맞고 있다”며 “보통 7월까지 가장 많이 팔리지만 이달 첫주에는 7월 마지막주 9만대보다 선풍기가 1만대 더 나가면서 10만대 가량 팔렸다”고 설명했다.
대구 토종기업인 보국전자는 에어써큘레이터를 히트시키며 뜨거운 여름을 맞고 있다. 지난 7월 판매량만 8만대에 달하며, 하루에 2500대에서 3000대 가까이 꾸준히 팔렸다. 초가을까지 연간판매량이 15만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완수 보국전자 대표는 “최근에는 선풍기 보다 고급, 특수팬이 가미된 에어써큘레이터로 고객수요가 바뀌는 경향이 있다”며 “올해는 폭염으로 작년보다 40%가량 판매량이 증가해 15만대 이상이 팔려 최대실적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폭염 여파로 대형마트, 편의점, 홈쇼핑 등에서는 여름 가전제품이 동나 물건을 팔지 못하는 품귀현상까지 일어나고 있다. 선풍기나 얼음의 경우 예측에 따른 사전 생산분을 판매하고 나면 수요가 있어도 공급을 급격히 늘리기 어려워 ‘대란’이라 부를 수 있는 상황까지 겪고 있다.
먼저 얼음의 품귀현상은 편의점에서 두드러진다. 편의점 얼음은 아이스커피 등 음료에 주로 쓰이는데 얼음 음료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귀한 몸’이 됐다. GS25 관계자는 “풀무원과 동일제빙 등에서 생산하는 식용 얼음을 공급받고 있는데 이달 초부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품귀 현상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GS25는 제조사에 발주를 해도 생산량이 부족해 제품을 제때 충분히 공급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마트에서도 마찬가지로 제빙기를 풀가동해 고기나 생선을 포장하는 얼음을 생산하고 있지만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선풍기와 냉장고도 상황은 비슷하다. 롯데하이마트의 경우 지난 7월말 이미 선풍기 판매량이 2015년 연간 누적판매량을 넘어섰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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