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벨이나 진동 혹은 메신저 도착 알람이 울린 것 같은데 막상 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꺼내 화면을 보면 아무 것도 없다. 이런 현상을 한두 번 이상 겪어 본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심리학자나 정신의학자들은 이를 '유령 커뮤니케이션 경험(PCE·phantom communication experiences)'라고 부른다.
29일(현지시간) 의학전문매체 메디컬익스프레스에 따르면 대니얼 크루거 미국 미시건주립대 사회연구소 교수는 '유령 전화'라고도 하는 이런 현상은 심리적 요인때문에 일어나며 이를 자주 겪는 사람은 휴대전화 의존증(중독증)이 강하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남녀 대학생 766명을 대상으로 세 단계에 걸쳐 조사를 진행했다. 우선 이들의 심리 상태를 분석하기 위해 성격의 5대 특성(성실성, 개방성, 외향성, 친화성, 신경민감성)을 10개 항목으로 평가하는 TIPI검사를 했다. 이어 '유령전화' 경험 여부와 경험 빈도에 대해 물었다.
마지막으로 '휴대전화 문제 사용 척도(MPPUS)' 설문을 통해 의존성을 평가했다. 이 설문에는 '외로워서 대화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얼마나 자주 사용했는지', '휴대전화 전원을 끄라고 하면 불안감을 얼마나 느끼는지'가 포함돼 있다.
그 결과 휴대전화 의존증과 유령전화는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휴대전화 의존증에 걸린 사람일수록 유령 전화 벨소리를 듣거나 진동을 느낀다는 것이다. 특히 젊을수록 남성에 비해 여성이 상대적으로 의존성이 높았다.
성격적으로는 성실성과 정서적 안정성이 떨어지고 신경민
크루거 교수는 "전화나 기계 의존성(중독성)이 있으면 보상 자극성 자극들에 과민해지는 현상이 나타나며 PCE가 바로 그 전형적 사례"라며 "휴대전화 중독을 정신 질환으로 보고 치료법을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이경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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