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창립 70주년을 맞은 크라운해태제과그룹이 지주사 운영체제 전환과 함께 '3세 경영'에 박차를 가한다.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그룹 회장의 장남 윤석빈 전 크라운제과 대표가 그룹 전체를 총괄할 지주회사 크라운해태홀딩스 대표에 선임됐다.
2일 크라운해태제과그룹은 지난 1일 지주회사인 크라운해태홀딩스와 사업회사인 크라운제과의 분할을 완료하고 지주사 체제를 공식 출범했다고 밝혔다. 지주회사 크라운해태홀딩스는 윤석빈 대표가 단독 운영한다. 해태제과를 비롯한 자회사 관리·투자는 물론 그룹 전반에 걸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전망이다.
윤석빈 대표는 윤영달 회장의 2남 중 장남이자 창업주인 고(故) 윤태현 회장의 손자다. 미국 프랫대학교와 크랜브룩 아카데미 오브 아트를 졸업하고 홍익대에서 디자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크라운베이커리 상무로 경영수업을 받았고, 크라운제과 재경·마케팅 담당 상무 등을 거쳐 2010년 크라운제과 대표에 선임됐다.
식품업계 오너 자제로선 이례적으로 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크라운해태제과그룹 특유의 문화인 '아트 경영'을 주도하고 있다. 크라운제과가 보유한 장수 상품 패키지에 다양한 예술작품 디자인을 적용한 것이 대표적이다. 2005년 해태제과 인수로 불어난 크라운제과 부채를 잘 관리해 재무건전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분할된 사업회사 크라운제과는 윤석빈 대표와 함께 전신 크라운제과의 공동대표를 맡았던 장완수 대표가 맡는다. 크라운제과 상무, 크라운제과 대전공장추진본부장, 크라운ENG 이사 등을 지낸 장완수 대표는 2006년부터 크라운제과 경영을 도맡았다. 크라운제과는 앞으로 식품 제조와 판매에만 집중하게 된다. 해태제과는 '허니버터칩'을 히트상품 반열에 올려놓은 윤영달 회장의 사위 신정훈 대표가 계속해서 경영을 맡는다. 그밖에 빨라쪼, 아트밸리 등 다른 계열사도 기존 경영진 체제를 유지한다.
이번 지주사 체제 전환으로 크라운해태제과그룹의 경영권 승계는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미 크라운제과 지분의 27.38%를 보유했던 윤영달 회장은 지난해 10월 크라운제과 지분 45만주(3.05%)를 윤석빈 대표에게, 60만주(4.07%)는 이미 20.06%의 지분을 보유하던 2대주주 두라푸드에 매각하며 강한 승계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이 매각으로 윤석빈 대표는 처음으로 크라운제과의 지분을 직접보유하게 됐다. 두라푸드는 크라운제과 지분 보유율이 24.13%로 높아져 윤영달 회장(20.26%)을 제치고 최대주주가 됐다. 두라푸드는 윤석빈 대표가 59.6% 지분을 갖고 있는 등 오너 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한 개인 회사로 그간 윤 대표는 두라푸드를 통해 크라운제과를 간접 지배해왔다. 윤석빈 대표가 보유한 크라운제과 지분은 사실상 27.18%까지 높아진 셈이다.
크라운해태
[백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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