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성장도 어렵다는 우울한 전망에도 정부는 일본의 잃어버린 10년과 같은 디플레이션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경기침체 속에 지속적으로 물가가 하락하는 장기불황의 늪에 빠졌다는 걸 부정하는 건데 하지만 지방의 사정은 상당히 심각합니다.
디플레이션 경고음이 커진 지방의 대표 산업도시 울산을 엄해림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 기자 】
수도권에서 이전한 공공기관 6곳이 들어선 울산 혁신도시입니다.
상권이 발달했을 법도 한데, 영업 중인 가게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 스탠딩 : 엄해림 / 기자
- "울산 혁신도시의 한 상가 건물입니다. 1층에 있는 7개 점포 중 1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비어 있습니다. 최근에는 임대료마저 깎아주는 곳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점심 시간인데도 곳곳이 비어있는 식당, 직장인들이 북적대던 저녁에도 8시만 되면 사람 찾기가 어려울 정도입니다.
▶ 인터뷰 : 음식점 자영업자
- "(예전에는) 퇴근시간 되자마자 바로 가게가 다 찼고. 사람들이 2차도 가고 했는데, 이제는 쓸 돈들이 없는 것 같아."
울산의 소비자물가는 8개월째 마이너스, 경기침체 속에 물가하락까지 겹치는 디플레이션 우려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집값마저 3년 넘게 떨어져 1억 5천만 원이던 집이 9천만 원에 거래되는 상황.
집주인의 재산이 줄어드니, 씀씀이는 더 줄어들 수 밖에 없습니다.
▶ 인터뷰 : 이보연 / 울산 중개업자
- "5건 해야 (중개 보수가) 100만 원이거든요. 월세 맞추기도 버거워요. 동네분위기가 안 좋아요. 중개소뿐만 아니라 장사하시는 분들도 많이 느낀대요."
실제 서울 등 수도권의 지난 7월 카드 사용액은 지난해보다 6% 증가했지만 지방은 오히려 감소했습니다.
▶ 인터뷰 : 김상봉 /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 "지방은 굉장히 물가가 많이 떨어진 상태고, 생산도 많이 못 하고 있어서…."
지역에서 남아도는 재고가 서울 등 수도권 물가까지 떨어뜨리는, 이른바 지역발 디플레이션이 시작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합니다.
MBN뉴스 엄해림입니다. [umji@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