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장 인사를 앞둔 시기에 터진 그림 로비 의혹의 배경을 두고 해석이 분분합니다.
특히 '폭로전'의 중심에 고위직 인사들의 부인들이 연루되면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이혁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사건의 발단은 구속된 전군표 전 국세청장의 부인입니다.
전 전 청장의 부인 이 모 씨는 당시 차장이던 한상률 현 청장 부부가 국세청 내 경쟁자를 밀어내 달라며 그림을 줬다고 폭로했습니다.
뒤이어 등장한 사람은 현 서울청 안 모 국장의 부인.
전군표 전 청장 측이 안 국장의 부인 홍 모 씨의 미술관에 그림을 팔려고 내놨고, 홍 씨는 그림을 둘러싼 의혹을 폭로했습니다.
공교롭게 안 국장은 한상률 청장의 인사에 불만을 품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방청장이던 안 국장은 1급인 서울지방국세청장이나 중부지방국세청장을 희망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이번 폭로전이 남편의 구속과 인사에 대한 불만이 맞아떨어진 이른바 '와이프들의 반란'으로 나타나게 된 배경입니다.
하지만, 더욱 근본적인 이유는 국세청에 잠재된 로비와 비리의 관행입니다.
문민정부 이후 국세청장에 오른 7명 가운데 5명이 '쇠고랑'을 찼습니다.
특히 내부 승진이 정착된 이후 기록은 참담합니다.
뇌물 수수로 구속된 이주성 전 청장에 이어, 전군표 전 청장은 인사 청탁 로비를 받아 최초로 현직에서 구속됐습니다.
한상률 청장까지 의혹에 휩싸이면서 내부승진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곪아 터진 관행을 고치기 어렵다는 겁니다.
현재 청와대가 주도해 국세청에 대한 조직개편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아직 구체적인 방향이 나오지 않았지만, 대대적인 쇄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혁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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