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를 2%대로 내리는 등 사상 초유의 유동성 공급 정책이 나왔지만, 막상 실물 부분에서 돈은 제대로 돌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업은 투자를 꺼리고 은행들도 대출을 꺼리면서 신용경색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
보도에 오상연 기자입니다.
【 기자 】
통화당국의 적극적인 유동성 공급에도 시중에 돈은 잘 유통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시중에 돈이 얼마나 빠르게 유통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인 통화유통속도는 올 1분기에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습니다.
0.687로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이후 최저칩니다.
은행들이 신용창출 과정을 통해 통화를 얼마나 창출했는지 보여주는 지표인 통화 승수도 2월 들어 소폭 상승했을 뿐 지난해 10월부터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돈이 잘 돌지 않는 이유는 은행이 대출을 꺼리고, 기업은 투자에 나서지 않아 정부가 쏟아 부은 막대한 유동성이 시중에 풀리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은행권의 기업대출 증가율은 지난 4월 3조 2천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10조 9천억 원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습니다.
자산총액 10대 그룹 상장 계열사들이 벌어들인 자금을 얼마나 회사 내에 쌓아두는지를 알 수 있는 유보율은 1년 전보다 60%p 넘게 상승했습니다.
투자 등 생산적 부문으로 돈이 흘러가지 않고 고여 있다는 의미입니다.
전문가들은 시중의 유동성이 개선되려면 기업 구조조정을 신속히 추진하고 은행의 자금 공급을 확대해야한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오상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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