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예능국은 19일 홈페이지를 통해 “KBS와 강호동씨를 비롯한 멤버들이 앞으로 6개월간 ‘1박2일’ 촬영에 최선을 다하며 이를 통해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공식적인 폐지를 발표한 것.
이번 폐지는 강호동의 하차로 촉발 됐다. 강호동이 ‘1박2일' 하차의사를 밝힘에 따라 프로그램의 존립 근거 자체가 흔들린 것. 2007년 이후 약 4년간 방송 되는 동안 여행의 낭만과 리얼 버라이어티의 재미, 멤버들 간의 탄탄한 결속력 등 어느 프로그램보다 보편적이고 안정된 포맷으로 예능 절대 강자로 군림해 왔다. 시청률 역시 40%를 넘는 시청률('1박2일' 단독 분당 최고)을 기록한 전대미문의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강호동의 ‘1박2일’ 하차는 단순히 멤버 하차의 의미를 뛰어넘는다. 강호동은 ‘1박2일’에서 개개의 캐릭터를 만드는 중심축이기 때문이다. 이승기의 젊은 에너지도 강호동이라는 톱MC 옆에 있기 때문에 빛을 발하는 것이고 이수근의 능구렁이 같은 재치도, 강호동의 단순하고 직설적인 성격에서 두드러진다. 엄태웅, 김종민, 은지원 등 다른 멤버들의 캐릭터 역시 대동소이 하다.
리더의 부재, 큰 형의 부재는 또 다른 문제다. 기본적으로 리얼리티 프로그램이고 팀워크를 통한 진행이 많은 만큼 리더의 역할이 어떤 프로그램보다 중요한 것. 실제로 ‘1박2일’만의 개성을 정점으로 올린 것은 연기자 대 제작진이라는 힘의 구도고 이 힘의 구도는 강호동이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청자들 역시 마찬가지다 강호동과 '1박2일'의 아이덴티티 동일성은 그 어떤 출연진 보다 강하다. 강호동은 '1박2일'에서 대체 불가능한 존재로 강호동이 없는 '1박2일'은 시청자들에게도 낯설 수 밖에 없다.
'1박2일'에는 그동안 노홍철, 김C, 지상렬, 김종민의 군입대 공백, 상근이 등의 하차와는 전혀 다른 문제다. 결국 '강호동의 1박2일' 이었던 것. 강호동 하차에 프로그램 폐지는 어쩌면 당연한 수순일 수 있다.
한편 ‘1박2일’ 관련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한다. 시청자를 우롱하는 처사다” ,“빠질사람은 빠지고 ‘1박2일’은 계속해야 한다. 시한부 방송을 누가 보겠느냐”고 따지는 글이 계속되고 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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