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개된 SM엔터테인먼트의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2011년 3분기 매출 705억 7천7백만원 중 58.6%인 413억 8천1백만원이 국내에서 나머지 41.4%가 해외에서 발생했다. 41.4%는 일본에서 27.3%, 일본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에서 14.1% 가량이다. 해외 매출의 대부분이 일본에서 발생한다는 것. 이는 일본이 음반과 음원 판매, 공연 수익 등의 정산이 투명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사실은 일본 외 지역에서는 K-팝이 아직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결과기도 하다.
일본의 음반시장은 유니버셜 재팬, 소니 재팬 등 거대 유통사 중심으로 시장이 매우 안정적으로 형성돼 있다. 하지만 가까운 중국을 비롯해 상당수의 아시아 국가들에는 아직 이 만큼 체계적인 유통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다. 특히 중국의 경우 불법다운로드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는 상황이다. 체계적인 유통망이 없다는 것은 온 오프라인 음반 및 음원 판매 수익을 확실하게 정산 받을 수 없음을 의미한다.
상대적으로 아시아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이상기류’라고 불릴 만큼 화제가 되고 있는 유럽이나 미국, 특히 남미의 경우 앨범 유통 자체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SM의 경우만 하더라도 2011년 미국에서 2장, 프랑스에서 1장의 앨범을 라이센스로 유통했다. SM이 2011년 상반기에만 총 17장의 음반을 출시 한 것을 상기했을 때 아시아 외 지역에서는 거의 음반 판매 자체를 하지 못한 셈이다.
최근 독일에서 단독공연을 성공시킨 비스트가 소속된 큐브 엔터테인먼트 역시 최근에서야 영국과 브라질에 소속사 비스트, 포미닛 등의 앨범 유통을 시작했다. 아시아를 제외한 국가에서 이들의 공식 앨범을 구입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에 가깝다고 보는 것이 맞다.
유럽과 미국, 남미 팬들 중 일부는 아이튠즈를 통해 정식으로 노래를 다운받아 듣기도 하지만 거의 대부분은 유튜브 등 ‘공짜’ 콘텐츠를 통해 K-팝 가수를 접하는 것이 현실이다. 불법다운로드 역시 '일반적'인 K-팝 소비 방식이다. 결국 일본을 제외하고는 K-팝 열풍이 수익으로 직결된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
아시아아 각국을 비롯해 유럽, 남미에서 까지 들리는 K-팝 가수들의 해외 공연 매진 소식 역시 실상은 큰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현재 대부분의 해외 공연은 현지 공연기획사를 통해 개런티를 받고 진행된다. 실제로 최근 JYJ의 칠레 산티아고 공연은 현지 프로모터를 통해 현지 공연 기획사가 제작해 꾸려졌다. 흥행여부와 관계없이 책정된 금액으로 공연을 하게 되는 셈이다.
K-팝 스타들이 받는 해외 개런티 액수가 정확히 공개되진 않았지만 소속사 관계자들은 “이동 시간 대비, 국내 스태프 이동 및 체류비용, 국내 및 아시아 활동을 포기해야 하는 기회비용 등을 따졌을 때 수익이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 손해만 보지 않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내 연예기획사들이 유럽, 남미 등에서 공연은 분명한 의미가 있다. 실제로 현지 팬들과 직접 만날 수 있는 공연을 하고 나면 현지 인지도가 급 상승은 물론, 실질적인 수익과 직결되는 현지 앨범 유통사와 접촉 등이 원활하게 진행되기 때문이다.
메이저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비 아시아 지역의 한류는 아직 베타 테스트 단계라고 보는 것이 적당하다”며 “한류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서 이 같은 시도를 끊임 없이 해 나가는 것은 분명 향후 후발 주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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