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정선 기자] “시끌시끌”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인터뷰를 위해 모인 허니지 멤버들은 서로 웃고 떠들며 제 집인 것처럼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들을 처음 만난 건 데뷔 앨범 발매 기념 쇼케이스에서였다. 당시 긴장된 기색이 역력히 묻어나고, 말 한마디 떼는 것에 어색해하던 이들이 맞나 싶을 정도로 활기찬 모습이다.
형식적인 질문을 하자니 멤버들의 밝은 모습을 깰 것 같아 그 이야기에 함께 동참했다. 주제는 허니지 결성 1주년 기념 축하파티였다. 이들을 만난 2일은 허니지의 첫 번째 생일 바로 다음 날이다. 전날 술 한 잔 기울이며 조촐한 축하 파티를 했다고.
사진=청츈뮤직 제공 |
“초조함이 있었을 거라 생각을 하시는데 전혀 아니다. 정규 앨범 치고는 오히려 시간이 덜 걸린 것 같다. 회사에서 먼저 정규앨범을 제안했는데 정말 고마웠다. 레퍼토리도 많아지고, 그만큼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으니까 그 제안이 반가울 수밖에 없지 않느냐. 그리고 무엇보다 정규가 멋있다.(웃음)”
신인으로서는 이례적인 일이다. 타이틀곡 ‘바보야’를 포함해 총 10곡이 담긴 정규 앨범을 들고 대중들 앞에 섰다. 20인조 오케스트라를 동원한 ‘허니즈비긴즈’, 편안한 사운드가 돋보이는 ‘넌 내거야’, 펑키한 리듬의 ‘늑대’, 글로 잼 스타일의 ‘열대야’ 등에서 대범함과 자신감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또한 수록곡의 대부분은 전자음을 최대한 배제하고 리얼 악기로 소화했으며, 멤버들이 작사, 작곡 등에 참여하기도 했다.
“다양한 곡들이 많다. 달콤하고, 잔잔하고, 재미있는 곡들도 많아서 완급조절이 잘 되는 앨범이다. 처음부터 들으면 앨범 전체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거다.”
“지용이 형이 4곡에 (작사·작곡으로) 참여해 돈을 많이 벌 예정이다. 잘 보이려고 애교를 좀 부리고 있다. 이래저래 명반인 것 같다. 이건 나만의 생각이다.(웃음)” (재현)
각자의 개성이 뚜렷한 멤버들답게 좋아하는 곡들도 서로 달랐다. 그 중에서 세 명 모두가 공감하고 애착이 가는 곡은 단연 ‘배고파’였다. 데뷔를 위해 혹독한 다이어트 기간을 거쳤기 때문이란다. 태현은 이 같은 말을 하며 갑자기 침울해 했다. 특히 태현이 15kg을 감량하는 어마어마한 노력을 했다. 막내 재현은 ‘열대야’를 꼽으며 “내가 메인보컬”이라고 으쓱해 했다.
사진=청츈뮤직 제공 |
조금 더 놀려주고 싶었지만 급격히 말수가 줄어 화제를 돌렸다. 줄곧 알앤비 소울 장르를 구사하던 허니지가 음악 색깔을 통해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 무엇보다 파트의 변화가 눈길을 끌었다. ‘슈스케4’ 당시 고음을 맡았던 재현이지만 이번 앨범에서는 달랐다.
“고음 부분을 맡아서 하다 보니 음이탈 실수도 많았다. 그래서 형들이 자꾸 팀에서 나가라고 하는 것 같다(웃음). 이번 앨범에서 고음 파트를 나눠서 부담을 조금 덜었다. 저음에서도 매력적인 보이스가 나오는 것은 새로운 발견이었다.”
지용과 태현은 재현에게 “팀에서 나가 솔로를 준비하라”는 농담을 하며 막내 골리기에 재미를 붙인 듯 보였다. 짓궂은 농담으로 멤버들끼리 티격태격하더니 뮤직비디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막내가 반격에 나섰다.
“지용이 형이 발연기를 선보였다. 정말 어색했다”더니 “그래도 그런 어색함이 오히려 재미있었던 것 같다”고 칭찬했다. 다음은 타킷은 태현이다. “태현이 형은 워낙 재미있으시니까”라는 칭찬으로 먼저 안심하게 하더니 “원래 우스꽝스러운 이미지다. 우리나라에서 앞 이를 빼고 다니는 사람이 형밖에 없지 않느냐”고 은근히 디스했다.
또 티격태격. 멤버들 간에 정말 편안함이 묻어났다. “다른 것보다 개그 코드가 잘 맞는다”는 재현의 말처럼 이들은 서로 독설과 칭찬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남다른 팀워크(?)를 자랑했다. 급하게 결성된 팀이라고는 믿기 어려
친근한 이미지를 심어준 멤버들은 “편안하게 다가가고 싶다”는 뜻을 담아 1위 공약으로 지하철 환승역에서의 공연을 내세웠다. 공연을 통해 자신들을 알리면서, 팬들에게는 선물이 될 수 있는 실용성 있는 공약이다.
“올해 안에 지하철 환승역에서 만나고 싶어요.(웃음)”
박정선 기자 composer_js@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