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멀티플렉스 4개사, 무료 초대권 관련 손해 31억 배상하라”

법원이 무료초대권 발급과 관련해 대형 멀티플렉스에게 영화 투자·제작사의 손해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서울중앙지법은 최근 ‘무료초대권 발급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라’며 리얼라이즈픽쳐스 등 23개 투자ㆍ제작사가 대형 멀티플렉스 4개사(CJ CGV, 프리머스시네마, 롯데시네마, 메가박스)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공정거래법 56조에 따라 불공정거래행위로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멀티플렉스 측은 31억원을 배상하라”고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영화상영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한다고 볼 수 있는 피고들은 배급사, 나아가 영화제작업자에 대한 관계에서 거래 활동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우월한 지위에 있다고 판단된다”며 “무료 입장권을 발급하면서 이에 대해 배급사와 제작업자들과 사전에 협의를 하거나 동의를 구한 바 없고, 개별 배급사나 영화제작업자에게 무료 입장권의 발급을 통해 얻을 이익을 스스로 판단해 무료입장권의 발급 여부와 규모, 그 비용의 부담에 대해 사후적으로 정산을 하지 않았다” 고 판결했다.
법원은 “이는 피고들이 자신의 마케팅에 무료 입장권을 활용한 비용, 즉 무료입장권을 발급함으로써 특정 영화에 대한 유료 관객수가 감소하는 손실을 배급사와 영화제작업자에게 전가하는 것에 다름없다”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료입장권을 통해 관람한 관객 수에 해당하는 입장 수입 감소의 손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앞서 영화 투자·제작사들은 영화진흥위원회 입장권통합전산망에서 확인한 23개사 74개 작품에 무료초대권 160만장이 발급됐고, 이를 정상관람가로 환산하면 113억원 이상에 해당한다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이들은 이 가운데 받아야 하는 최소 금액 31억원을 손해배상액으로 상정했다.
한편 2008년 2월 공정거래위원회는 CGV 등 멀티플렉스사들에게 “배급사와 사전 합의 없이 부금을 지급하지 않는 무료 초대권을 발급한 행위가 위법”이라고 지적하고 시정을 명한 바 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