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동은 처음이라고 고백하는 한기범 기장(한성천 분)을 시작으로 개성만점 캐릭터가 한 자리에 모인 비행기 안, 이들은 무사히 활주로에 안착 할 수 있을까? / ‘롤러코스터’
[MBN스타 여수정 기자] 대중들에게 낯선 배우 한성천은 하정우의 감독 데뷔작 ‘롤러코스터’에서 매력만점 한기범 기장으로 변신했다. 시원하고 파격적인 머리스타일과 팔뚝에 그려진 문신은, 우리에게 익숙한 깔끔한 비행기장의 모습을 한순간에 지워버렸다. 여기에 수동 운전은 처음이라고 고백하며 승객들에게 두려움을 안기지만, 이내 자신만 믿어달라고 눈물로 호소할 때는 애처롭기까지 하다.
그동안 한성천은 ‘용서받지 못한 자’ ‘범죄와의 전쟁-나쁜 놈들 전성시대’ ‘577 프로젝트’ ‘이웃사람’ ‘더 테러 라이브’에 출연하며 연기내공을 쌓은 실력파다. 이 영화들 속에서 한성천이 보여준 모습은 ‘천의 얼굴’이라고 말해도 무방할 정도다. 때문에 ‘롤러코스터’를 봐도 같은 인물인가 맞추기 어렵다.
“‘롤러코스터’ 당시보다 살이 많이 빠진 상태다. 배역에 맞게 변신을 해서 사람들이 몰라봐도 배우로서는 좋은 모습을 보였던 것 같다. 이를 나쁘게 말하면 존재감이 없어 기억을 못하는 것이고 좋게 보면 배역에 맞게 변신을 잘해 ‘이게 다 너야?’라고 놀라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특히 ‘범죄와의 전쟁’과 ‘이웃사람’은 정말 주의 깊게 봐야 나를 찾을 수 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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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천이 ‘롤러코스터’에서 개성만점 한기범 기장으로 등장했다. 사진=MBN스타 DB |
“실제 기장님이 많은 동영상을 보내줘서 그걸 참조해 연기를 했다. 하정우에게 많은 것을 배우고 많은 조언을 얻었다. 하정우가 나에게 ‘자신이 아닌 남을 돋보이게 연기를 하면 어느 순간 자신이 돋보인다’고 조언해줬다. 부기장 역시 나의 후배였다. 평소에 친했기에 호흡이 좋았다. 그가 나를 받쳐주는 역할을 해줘서 고맙다.”
한성천과 하정우는 대학 동문으로 만나, 지금은 감독과 배우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둘은 부드러우면서도 낮은 목소리와 남성미가 느껴지는 외모가 닮아있다.
“하정우와 나는 20살 때부터 친한 친구다. 대학에 들어가자마자 입학식 전에 공연 준비 중인 선배들을 찾아가서 신입생들이 인사를 하곤 했다. 그때 처음 하정우를 만났는데 우연히 버스에 함께 앉았다. 때마침 그 전날이 밸런타인데이라서 내가 하정우에게 ‘어제 밸런타인데이라서 여자아이들이 집 앞에 서있어서 집을 못나왔다. 정말 피곤하다’라고 말하니 하정우 역시 ‘나는 여자아이들이 방안까지 줄을 서있어서 아버지에게 혼났다’고 했다. (하하) 2년 정도 하정우 집에서 살기도 했고 20대 초반 제일 친하게 지낸 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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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천이 반전매력과 셀프디스를 이어갔다. 사진=엘디비엔컨텐츠 |
“나의 어린 시절 모습에 대해 말하면 사람들이 다들 안 믿는다. (하하) 사실 20살 때부터 이 얼굴이었다. 과거 수련회를 가서 내가 교복을 입고 있음에도 버스에서 내리면 조교가 선생님인줄 알고 인사를 한다. (하하) 대학교 들어가서도 정말 못된 악역만 도맡았다. 때문에 내가 인상이 안 좋구나를 깨닫곤 했다.”
반전매력에 ‘셀프 디스’까지 출구 없는 매력과 입담으로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한성천을 만났으면 어떨까하는 기분 좋은 상상을 하게 만들었다. 상상도 잠시 그는 여전한 반전매력을 속속들이 고백하며 배우가 아닌 인간 한성천의 모습을 맘껏 발휘했다.
“나는 집에서 요리하는 것을 좋아한다. 평소 깔끔한 편인데 청소하는 걸 너무 싫어해 깔끔하다. 조금이라도 어지러우면 그때그때 바로 청소를 한다. 청소가 싫어서 안 어지르기에 깔끔한 것이다. (하하) 항상 집을 나가기 전에 정리를 하고 외출하며 먹고 난 후 설거지도 바로 한다.”
연기와 일상생활 모두 ‘충격 반전’을 알리기에 한성천만큼 탁월한 배우는 없을 듯하다. 왜 이제야 조명을 받는지 이해가 안갈 정도로 엄청난 마성을 지닌 한성천을 다행히도 영화 ‘역린’을 통해서 또 스크린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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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엘디비엔컨텐츠 |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