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아무 이유 없이 사람 죽이는 무서운 드라마 ‘오로라 공주’.
MBC 일일드라마 ‘오로라 공주’ 서우림이 예고대로 죽음으로써 드라마에 하차했다. 서우림이 극중에서 사망한 이유는 사고도, 지병도 아닌 아무 이유 없는 자연사였다.
지난 18일 ‘오로라 공주’ 제작진은 방송 전, 공식 홈페이지에 “이날 방송분에서 극중 로라(전소민 분) 어머니 사임당(서우림 분)이 숨을 거두게 된다. 사임당의 사망은 로라의 앞날에 많은 변수를 가져오는 사건으로 스토리 전개상 사전에 계획되었던 것이고, 사임당 역할을 맡은 연기자 서우림 씨도 이 점에 대해 사전에 충분히 이해하고 동의했던 사항”이라며 서우림의 하차사실을 공식화했다.
사진=오로라 공주 캡처 |
아직 사임당이 한국에 도착하지 않은 상태에서 알려진 사임당의 죽음에 많은 이들은 ‘꿈자리가 뒤숭숭하다’는 그녀의 말을 유일한 단서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무언가 사고가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모두의 예상을 비웃듯 18일 방송에서 사임당은 그 누구보다 건강한 모습으로 인천공항의 땅을 밟았다.
이어 자신을 마중 나온 딸 오로라를 향해 밝은 미소를 지으며 담소를 나누는 여유를 보이기까지 했다. 이미 사임당이 죽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그녀가 언제 죽을지 긴장을 놓을 수 없었지만, 정작 사임당과 오로라는 그런 이들을 비웃듯 차에 올라타며 연신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러다 사임당의 죽음이 그려졌다. 오로라의 차에 올라탄 사임당은 오로라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를 틀어달라고 부탁한 뒤, 피곤하다며 깊은 잠에 빠진 것이다. 지난 날 좋았던 것과 힘들었던 점들을 꿈을 꾸듯 회상한 사임당은 그대로 눈을 영원히 눈을 감았다.
이번 사임당의 죽음은 아무 이유도 없이 심장마비로 눈을 감은 왕여옥(임예진 분)의 죽음과 유사하다. 왕여옥 역시 이전까지 몸 건강한 것으로 표현되다가, 자신과 러브라인을 이룬 윤해기(김세준 분) 감독과의 여행을 하루 앞두고 아무 이유 없이 잠들다가 눈을 감은 것이다.
사실 임성한 작가의 작품 속 황당한 죽음은 많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황당한 죽음으로 꼽히는 건 2006년 종영한 SBS 드라마 ‘하늘이시여’에서 소피아의 죽음이었다. 당시 자경(윤정희 분)의 출생의 비밀을 쥐고 있던 소피아(이숙 분)가 집에서 개그 프로그램 ‘웃음을 찾는 사람들’를 보며 크게 웃다가 갑자기 심장마비를 일으켜 사망한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 뿐만이 아니다. 2003년 ‘인어아가씨’에서는 은아리영(장서희 분)의 엄마 한혜경(정영숙 분)을 갑작스러운 가스 폭발로 극중에서 사망케 했던 적도 있다.
사진=오로라공주 |
그동안 ‘오로라 공주’는 배우들의 계속되는 하차와 함께 개연성 없는 뜬금없는 전개로 뭇 시청자들의 질타를 받았던 작품이다. 오로라의 세 오빠들(박영규, 손창민, 오대규)을 아무런 이유 없이 미국으로 보내며 극중에서 하차케 하더니 이제는 죽음 또한 마음대로 그려지고 있다.
사람이 죽는다는 것은 드라마에서 결코 가볍게 다룰 수 없는 주제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오로라 공주’만큼은 아닌가보다. 사임당과 왕여옥이 극에서 사라지는 것은 스토리 전개상 꼭 필요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극에서 사라지는 모습을 꼭 죽음으로 처리해야 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계속되는 죽음으로 인해 ‘오로라 공주’는 밝은 가족드라마라기보다 이제는 언제 누가 죽어서 사라질지 모르는 드라마가 돼 버리고 말았다. 심지어 어떤 이들은 “이러다가는 오로라도 죽고 황마마(오창석 분)도 죽고 설설희(서하준 분)도 죽고, 진짜 이
하지만 우스운 것은 이러한 비아냥거림들이 마냥 우스갯소리로 들리지 않고 ‘그럴 수도 있겠다’ 싶은 것이다. 추운 겨울, 시청자는 이유 없이 사람 죽이는 드라마 ‘오로라 공주’로 더 떨게 생겼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917@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