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MBC뮤직 ‘빅스의 어느 멋진 날’(이하 ‘어느 멋진 날’)이 안전 불감증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14일 방송된 ‘어느 멋진 날’에서는 빅스가 제주도에서 극한 체험을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들은 승마, 스쿠버다이빙 등 제주도에서 즐길 수 있는 레포츠를 경험하는 미션을 받고 행동에 나섰다.
하지만 이중 빅스 멤버들이 승마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 제작진은 헬리캠을 비장의 무기로 내세우며 이들이 말을 타고 달리는 장면을 담고자 했지만 승마 초보인 멤버들은 말에 올라 출발도 어려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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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어느 멋진 날 방송 캡처 |
멤버들이 말에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 시끄러운 소리가 나는 헬리캠이 등장하자 말들은 동요하기 시작했다. 말들이 흥분해 날뛰자 멤버들은 이를 수습하기 위해 애를 썼다. 하지만 처음부터 유난히 민감한 반응을 보이던 켄은 결국 말에서 떨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이를 회상하며 라비는 “달려가고 있는데 옆에 사람이 없었다”고 말하며 아찔한 당시를 떠올렸고, 바로 옆에서 말을 몰던 홍빈 또한 “저도 옆에 있어서 떨어질 뻔 했는데 죽기살기로 붙잡아서 안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자칫 홍빈의 말에 떨어진 켄이 밟힐 수도 있는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
멤버들은 이에 크게 놀란 듯 보였다. 카메라 앞에서는 애써 침착함을 유지하던 켄은 충격이 커 이후 스킨스쿠버 체험도 포기했다. 그는 당일 여행을 회상하는 저녁 식사에서도 “아무 것도 생각이 안 난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른 멤버들도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리더 엔은 “켄이 아무렇지 않은 척 했지만 그 때 너무 아프고 놀랐다고 하더라”며 걱정했다.
하마터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제작진은 승마 초보인 멤버들에 안전장비조차 착용시키지 않아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안전불감증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당시의 영상에서 멤버들은 헬멧이나 무릎 보호대 등의 장비를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말에 올랐던 것.
이보다 더욱 큰 문제는 낙마라는 큰 사고를 웃음 요소로 활용하려는 제작진의 안일한 태도다. 제작진은 하마터면 큰일 날 뻔한 장면이 지난 후 헬리캠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의미로 “망했다”는 자막을 내보내 팬들의 원성을 샀다. 또한 이들의 사고 장면을 말미에 다시 재생하며 “빵 터진다”고 표현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시청자들은 이 방송이 나간 후 각종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과연 이게 웃을 일인가”라는 의문을 드러냈다. 장비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벌어진 사고를 가볍게 여기는 제작진의 처사도 이해할 수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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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어느 멋진 날 방송 캡처 |
일부 시청자들은 제작진이 ‘안전불감증’을 넘어 오히려 위험천만한 상황의 심각성을 덜어내기 위해 더욱 가볍게 그려내려고 애쓴 것 같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지난 6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이번 여행을 통해 여행이 늘 즐겁지만은 않다는 것을 느끼실 것”이라고 말한 빅스 멤버들의 말이 더욱 의미심장하게 들리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최근 많은 방송 촬영 현장에서 각종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종합편성채널 JTBC 드라마 ‘하녀들’은 세트장에서 불이 나 스태프 한 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고, 서울가요대상에서는 소녀시대 태연이 무대에서 추락하는 사고를 겪었다. 가뜩이나 안전불감증에 민감해진 시청자들에 낙마 사고를 그대로 보여줄 뿐만 아니라 이를 ‘빵 터지는’ 장면으로 묘사한 제작진들의 처사도 비난을 피하기를 어렵게 됐다.
한편, ‘어느 멋진 날’은 스타들이 여행을 떠나는 과정을 담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그룹 샤이니, 에프엑스(f(x)), 비원에이포(B1A4), 에일리&엠버, 슈퍼주니어가 출연했다. 매주 토, 일 오후 1시 방송.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